'中 입시 1등' 장하오 "K팝, 공부 부담 줄여줘" [물 건너온 아이돌]①

제로베이스원 중국 출신 멤버 장하오 인터뷰

편집자주 ...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제로베이스 장하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제가 운이 좋다는 걸 느껴요. 이 좋은 운이 이어질 수 있게 더 열심히 해야죠."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중국 출신 장하오(24)는 지난 2023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에서 잘생긴 외모에 탄탄한 실력까지 겸비하며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외국인 최초로 K팝 아이돌 서바이벌에서 정상에 오르며 같은 해 제로베이스원으로 데뷔에 성공한 장하오는 그룹 내 보컬과 댄스를 도맡아 중심을 이끌고 있다.

장하오는 중국 지역 내 1등으로 푸젠 사범대학교 음악교육과에 입학한 수재였다. 중국지질대학 지질학과에 입학한 그는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대입 시험을 치르고, 음악교육과로 진학했다. 동시에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그룹 갓세븐의 무대를 보고 K팝을 처음 만난 그는 K팝을 통해 공부 스트레스를 풀었고, K팝 댄스 대회 등에도 직접 나가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그저 K팝을 좋아했을 뿐, 아이돌을 꿈꾸진 않았다는 장하오는 대학 시절 우연한 계기로 캐스팅 제안을 받은 뒤,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관심 있었던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다부진 마음가짐으로 한국에 왔다. 현재 한국에 온 지 딱 3년이 흘렀다는 그는 쉽지 않았던 아이돌 연습생 시절과 '보이즈 플래닛'을 거쳐, 현재는 5세대를 이끄는 보이그룹으로서 글로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하오는 K팝 가수로 활동하며 한국어로 노래하는 만큼, 언어의 중요성을 특히 느꼈다고. 이에 멤버들과의 대화는 물론, 한국 드라마와 예능도 꾸준히 보며 실력을 늘려왔고, 현재 자막 없이 한국 TV 프로그램을 볼 정도라고 전했다. 무대 칭찬에는 쑥스러워하다가도, 이내 K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유창한 한국어로 말하는 장하오를 뉴스1이 만났다.

제로베이스 장하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최근 서울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가족들도 찾아왔나요.

▶해외 투어를 서울부터 시작해서, 가족과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했어요.(웃음) 서울 공연 첫날에 가족들이 왔는데 너무 좋다고, 퍼포먼스 좋아하셨다고 말했어요.

-학창 시절에는 이과였던데요, 어떻게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고등학교 때 이과였어요. 그거는 교육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한 거였어요. 사실 진짜 취미는 음악이었으니까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다 했고,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다시 한번 수능 시험 같은 걸 봤어요.

-공부를 매우 잘했다고 하던데요.

▶(미소) 그냥 우리 고향에서 1등 했어요.

-1등으로 음악교육과에 진학했는데, K팝과는 또 다른 분야잖아요. K팝은 어떻게 접하게 됐나요.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 K팝의 무대를 우연히 봤어요. 그때부터 학교에서 힘든 생활 중에 부담을 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K팝을 보고 듣는 거였죠. '나도 (아이돌을) 하고 싶어요' 이런 건 아니었고요. 당시 'MAMA' 갓세븐 선배님, JYP(박진영) 선생님 무대를 많이 봤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원밀리언 스튜디오도 핫해서 춤 영상도 많이 보고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댄스 대회 같은 것도 나가서 친구랑 연습해서 커버 무대를 살짝 했어요. 재미로. 영상도 있을 거예요.(웃음)

제로베이스 장하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바이올린이 전공이었는데 K팝을 하는 데 도움이 됐나요.

▶제가 바이올린을 (전공으로) 했어요. 캐스팅 받았을 때도 음악교육 전공이라 나이가 다른 사람보다 많지만, 이걸로 덮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대학교 생활하면서 바이올린 공연 많이 했는데, 작년 'MAMA' 몇만 명 앞에서 바이올린 퍼포먼스를 딱 해보니까, 뭔가 분야를 뛰어넘어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다른 모습을 위해 바이올린과 같이 섞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캐스팅은 어떻게 받게 됐나요.

▶소속사에서 제안이 왔어요. 저도 '기회 가까이 왔으니까 잡아야지' 생각도 있었고, 만약 실패해도 한국에 가서 음악도 배울 수 있고, 춤도 배울 수 있고, 내가 관심 있던 분야를 느낄 수 있는 거니까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연습생 트레이닝 과정은 어땠나요.

▶맨날 연습실에 있다 보니까 목표가 정확하지 않았어요. 내가 진짜 데뷔 하고 싶은지, 언제 데뷔할 수 있을지요. 모든 연습생이 다 그런 생각 하면서 버틸 거예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몇 번 있었는데 다행히 잘 잡아주셨어요. 같이 한국에 와서 연습하던 친구들이 탈락하거나, 여러 이유로 못하게 되니까 속상하더라고요. 마지막에 극소수만 남으니까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도 들었어요. 그래도 계속 연습하면서 버티니 괜찮았어요.

-그렇게 연습생 기간을 거쳐 '보이즈 플래닛'에서 외국인 최초로 K팝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1위까지 차지했어요.

▶제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동안 교육 해주신 분들에 더 감사했어요. 항상 고마움을 인지하면서 열심히 했기에 좋은 성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물 건너온 아이돌】 장하오 편②에 계속>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