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 35세에 대학 재입학 "아내가 고졸이라고…" [N인터뷰]②

'수지맞은 우리' 채우리 역

배우 백성현/ 사진=KBS 1TV '수지맞은 우리' 스틸컷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1TV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가 지난 4일 128회로 종영했다. '수지맞은 우리'는 추락한 스타 의사 진수지(함은정 분)와 막무가내 초짜 의사 채우리(백성현 분)의 쌍방 치유, 정신 승리, 공감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102회에서 15%(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돌파하면서 최근 부진 중이었던 KBS 1TV 일일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줬다.

배우들의 호흡도 돋보였다. 특히 배우 백성현(35)과 함은정(35)은 지난 2012년 종영한 JTBC 드라마 '인수대비' 이후 12년 만에 재회에 연기 호흡을 맞췄음에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듯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면서 극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기존의 일일드라마의 공식을 뛰어넘는 전개와 코믹한 표현 방식 등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배우 백성현은 극 중 초짜 의사 채우리 역을 맡아 어딘가 부족해 보이지만 반듯한 이미지를 완성하면서 극을 이끌었다.

전작인 '고려거란전쟁'에 이어 '수지맞은 우리'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킨 백성현을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매니저 없이 혼자 일을 보면서 바삐 지내고 있다는 백성현이 들려주는 '수지맞은 우리'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배우 백성현/ 사진=KBS 1TV '수지맞은 우리' 스틸컷

<【N인터뷰】 ①에 이어>

-현재 소속사와 매니저 없이 혼자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가 있나.

▶올해 1월부터 그전 회사를 나오면서 혼자서 하고 있다. 특별히 개인 회사를 하려는 생각도 아니고 이제는 좀 뭔가 같이 일할 그럴 분을 찾고 싶어서 천천히 미팅을 했는데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면서 정신이 없어지더라. 막상 해보니 일일드라마는 해봐서 급하게 생각 안 해야지 했는데 그렇게 10월이 됐다. 항상 어렸을 때부터 매니저가 있었는데 막상 혼자 해보니 재밌더라. 항상 매니저 걸쳐서 얘기를 하다보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도 있고 매니저분도 걸러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런 거 없이 하니 장점이 있더라. 직접 소통하니깐 좀 더 원활한 부분도 있고 그런 장점이 있었다.

-혼자 일을 진행했음에도 '열일'을 하게 된 한해였는데.

▶어렸을 때 매니저 케어를 받았을 때는 불필요하게 체력을 사용하는 게 있었는데 가정이 있고 집하고 일만 다니고 운동도 줄이고 하니깐 체력적 이슈는 없었다. 특히 제가 경기도에 살다 보니 매니저에게 미안했다. 매니저는 이동하고 제 집에 데려다주고 퇴근했는데, 저는 그냥 집에서 출발하면 되니깐 미안한 마음의 짐을 덜었다. 또 제가 원래는 샵에 가면 매니저가 스타일리스트를 픽업하고 하는데, 지금 같이 일하는 스타일리스트에게 '내가 샵 갈 때 픽업해서 방송국으로 같이 갈래? 아니면 정오에 리허설 끝나고 올래?'라고 결정하라고 하니 융통성 있게 낮 12시 리허설 끝나고 오겠다고 하더라. 스타일리스트 친구도 체력적으로 편해하는 것 같다.

-작품을 마치고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학교를 재입합을 했다. 졸업장을 따려고 한 학기 남기고 재입합을했다. 촬영 마치고 학교에 한 번 나갔다 왔다. 24학번 친구들과는 얘기가 잘 안 통하더라.(웃음) 근데 제가 4학년 수업이다 보니 23살 군대 다녀온 남자아이들은 26살, 27살이더라. 저보고 '형님' 하는데 제가 아이가 둘이 있다는 것에 충격받더라. 학교는 한 학기만 하면 됐는데, 휴학을 하고 들어간 게 아니라 재입학을 한 거다. 2016년에 다니다 촬영 스케줄 때문에 안 돼서 중간고사 보고 조율이 안 돼서 자퇴를 하고 나왔는데, 아내가 아이들에게 '아빠는 고졸'이라고 뭐라고 하더라.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재입학을 했다.

-'동상이몽2'에 출연하게 됐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가족을 공개하는 게 괜찮나 주저함이 생긴다. 제작진 쪽에서도 너무 좋게 얘기해주시고 하니깐 용기를 내 하게 됐는데, 다른 것 없이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람 사는 거 똑같이 산다. 열심히 살고 있다.(웃음)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빠인가.

▶한없이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웃음) 사춘기가 되어도 아빠한테는 모든 얘기를 하는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아이가 다섯 살이 되고 의사를 표현할 때가 됐는데, 내가 너무 좋은 아빠가 되면 엄마 말을 하나도 안 듣게 되더라. 결국 내가 악역을 맡아야겠다 싶었다. 질서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를 한다.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게 있나.

▶차기작은 드라마는 없다. '동상이몽2'를 하면서 일단 학교 졸업을 해야 한다. 좋은 작품 들어오면 작품이 제일 중요하니 할 생각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살면서 졸업장이 필요하더라. 임호 선배님이 저희 학교 출신이시고 연극과 총동문회 회장이시다. 저보고 졸업은 하라고 하시더라. '내가 이 나이에 재입학?'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알아보고 졸업은 하시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알아보니 마침 재입학 기간이더라. 지금은 석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