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영 "꿈 아니었던 개그우먼, 이젠 너무 사랑해" [한복인터뷰]②

개그우먼 나현영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우먼 나현영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최근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떠오르는 신인 개그우먼이 있다. 바로 지난해 12월 KBS 33기 공채 개그맨으로 선발돼 지금은 '개그콘서트' 속 코너 '챗플릭스'에서 남다른 개그 실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나현영(28)이다.

'개그콘서트' 유튜브 채널에서는 나현영이 등장하는 쇼츠가 9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고, '개그콘서트' 외에서도 나현영을 찾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나현영은 데뷔 1년도 안 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관중들이 단체 메시지방에서 보내는 키워드로 즉흥 콩트를 완성해야 하는 '챗플릭스' 속에서는 박성호, 박성광 등의 선배 코미디언들에 꿇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나현영은 벌써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처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게 하고 있다. 최근 '개그콘서트' 일본 특집 녹화를 마치고, 다양한 웹예능들에 얼굴도장을 찍고 있는 나현영을 한가위를 맞아 뉴스1이 만났다.

단아한 한복을 입고 뉴스1 사옥을 찾은 나현영. 그가 전하는 행복한 한가위 인사와 개그우먼으로서의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 봤다.

개그우먼 나현영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복인터뷰】 ①에 이어>

-공채 33기 합류 후 1년 가까이 '개그콘서트'와 함께한 소감을 밝힌다면.

▶처음에는 의지가 불타올랐다면 지금은 좀 많이 다운된 것 같다. 텐션적으로라기보다는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다. '개그콘서트'에 임하는 마음이 좀 더 진지해졌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열심히'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가야 되는지 길을 좀 찾아서 그 길을 따라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다. 좀 어른이 된 것 같다.(웃음)

-처음은 연극배우로 출발했는데 어쩌다 개그우먼의 꿈을 키우게 된 건가.

▶저는 정말로 개그우먼의 꿈을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제가 연극 '그놈은 예뻤다' 때 정태호, 송병철, 김대성 선배와 함께했다. 그때 개그우먼 선배들도 몇 분 계셨는데, 그때 곁에서 보면서 '이 사람들는 정말 못 하는 게 없구나'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근데 갑자기 제가 태호 선배가 저한테 '개그콘서트'를 다시 시작하고 KBS 공채를 뽑는다고 하더라. 선배가 '네가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는데, 저는 '제가 감히'라는 생각이었다. 그때 태호 선배가 저한테 뭐라고 했냐면 '개그우먼은 개그맨이 없으면 없어도 할 수 있지만 개그맨은 개그우먼이 없으면 못 한다'라고 하시더라. 태호 선배가 그러시는 분이 아닌데 갑자기 그러니 너무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오디션 봤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합격을 했다.

개그맨 나현영이 10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인근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한가위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4.9.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그 이후 생긴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 개그맨이라는 꿈을 갖기 위해서 진짜 몇 년 동안 고생한 선배들 얘기도 많이 들었고 저희 동기들도 진짜 많이 노력한 동기들이 많다. 저 빼고 동기가 12명인데 제가 그 12명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에 무게가 계속 생기더라. 이들이 여기까지 올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아니깐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어깨의 짐이 생기더라. 지금은 그냥 목표가 하나다. '개그콘서트' 안에서 나현영이 도움이 되고 더 빛나는 존재이고 싶다.

-'챗플릭스'에서 대선배들과 즉흥적인 개그를 하다 보니 개그적인 능력치가 올라간다고 느끼나.

▶지금 약간 개그적인 능력치가 점점 창고에 하나씩 쌓이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정말 어디서도 못 배우는 거다. 예전에 '놀면 뭐하니?'의 박진주 님이 수상소감으로 '유재석 선배가 날 낭떠러지로 밀었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챗플릭스'를 하다가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 '챗플릭스' 선배들이 저에게 그러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 유재석 선배는 박진주 배우님을 낭떠러지로 밀었다면 '챗플릭스' 선배들은 저를 지금 야생으로 밀고 스파르타로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개그우먼 나현영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외부 활동할 때도 저는 '개그콘서트' 얘기밖에 안 하더라.(웃음) 그럴 때마다 스스로 '와, 내가 진짜 '개그콘서트'를 좋아하는구나' 느낀다.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을 이제는 진짜 너무 많이 자부심을 갖고 있고, 진짜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 저는 열심히 하려 한다는 말을 잘 안 한다. 열심히 잘해야 하는 거다. 열심히보다 잘하는 그런 개그우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개그콘서트'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겠나.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은 예전에 느끼셨던 추억들 그리고 듣기만 해도 기억나는 음악, 또 그때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수 있는 선배들이 다 '개그콘서트'에 있다. 그게 저희 후배들에게는 자부심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신인들도 있다. 저희 33기 동기들이 저한테 든든한 동기고 잘하는 게 진짜 많다. 근데 1년 동안 '개그콘서트'를 했지만 아무도 뭔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이제 시작이다. 저희 33기는 이제 몸 다 풀었고 본격적으로 무대에서 놀아볼 생각이다. 선배들과 신인들이 진짜로 '개그 콘서트' 무대에서 미쳐 있을 테니, 그 모습을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웃음)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