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웨이아웃' 조진웅 "급하게 시나리오 읽어달라고…루테인 찾았다"

[N인터뷰]①
7월 31일 디즈니+,U+모바일tv '노 웨이 아웃:더 룰렛' 공개

사진=STUDIO X+U

"제작사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급하다 시나리오좀 읽어라'라고 하더라, 나는 시나리오를 읽는데 몇개월이 걸리는데 이틀 만에 읽어달라고 하더라, 시나리오를 빨리 읽어야 하는데 눈이 안 보여서 루테인을 찾게 됐다."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조진웅이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대본을 이틀 만에 읽고 합류했다고 이야기했다.

조진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디즈니+(플러스), U+모바일tv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더 룰렛'(이하 '노웨이아웃')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 분)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8부작 드라마다. 지난 7월 31일 오후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1, 2회가 먼저 공개됐다.

조진웅은 극 중에서 흉악범을 시민들로부터 지켜야 하는 인간미 있는 형사 백중식 역을 맡았다. 애초에 백중식 역에는 고 이선균이 캐스팅돼 촬영 중이었으나 마약 투약 혐의로 하차해 조진웅이 대체 투입됐다.

조진웅은 극 중에서 돈에 쫓기는 현실적인 소시민이면서 흉악범을 지키는 데 딜레마를 겪는 형사 백중식의 얼굴을 그대로 표현했다. 단 시간에 대본을 읽고 합류를 결정했지만 제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조진웅과 '노 웨이 아웃'을 비롯해 연출하고 있는 작품, '시그널2' 등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STUDIO X+U

-'노 웨이 아웃'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본격적인 시리즈물을 준비하고 있다가 재밌는 작품이라고 해서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1년 반에서 2년 정도 작업했는데, '노웨이아웃'은 내용은 좀 어둡지만 범죄, 케이퍼 무비 느낌이 있었는데 재밌어 보여서 참여했다. '내 포지션은 이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더라.

-이 대본에 끌린 이유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정리될 수 있는 나머지 분노들, 법이 관용적이다. 우리 사회가 그것으로 인해 방점을 찍고 끝낼 수 있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어느 편에 설 수 있는가, 자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이야기다, '넌지시 생각해 볼만 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소재들이 몇 개 있었는데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 질문을 던졌을 때 각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리액션을 하는지가지가 포인트다. 정작 당사자인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의 리액션, 정치인 안명자 리액션이 있다.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씁쓸했다. 이것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생각해 볼 거리에리에 대한 답은 찾았나.

▶그저 200억이면 아무 짓도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런 것을 하지 않지 않을까. 당신은 이럴 때 어떻게 하겠나, 정말 순간 망설여진다. 200억을 걸고 어떻게 사람을 죽일 생각을 해, 당연히 망설여진다. 저도 대출금 갚아야 해서 절박하다.(웃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200억 가야돼'라고 '예스'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극명하게 나눠지는 게 씁쓸한 현실이다.

-짧은 기간에 대본을 받아보고 캐릭터 준비를 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형사 역할을 많이 해서 경찰 시스템을 잘 알고 있었다. 백중식은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나, 생활밀착형 형사이지 않을까. 저 스스로 나오는 리액션을 그대로 했다. 그냥 정말로 리얼한 리액션이었다, 대본에 나온 것은 가이드였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갔을 때 거기 계신 배우들이 캐릭터 그대로 앉아있었고 그래서 조진웅이 조진웅하면 됐다,

사진=STUDIO X+U

-백중식이 매너리즘에 빠진 형사 역인데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한 적이 있나,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매너리즘은 항상 빠지는 것이고 주위에 공존한다. 그래서 다른 것을 해보겠다고 한 게 제작이라는 분야다. 그것을 도전하고 있는데 근 1년은 시장조사를 했고 그 다음에는 받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전공 분야가 아니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가 있고 영화 시장이 위축되어 있었고 플랫폼 OTT가 밀접하게 다가오게 되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연기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작업을 했다. 영화라는 테두리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포지션에 있다보니 (매너리즘이) 쇄신이 됐다. 역시 일거리를 만들다보니 내가 창조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게 재밌었다. 투자를 못 받는 부분에서는 난항을 겪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아이템이 생기고 조합들이 있어서 우리가 낼 수 있는 것을 해보자, 그런 의미가 모이니 다른 지역 지자체와 MOU도 맺고 서서히 키워가는 재미도 있었다.

-고 이선균의 하차로 '노 웨이 아웃'에 갑작스럽게 들어가게 됐다. 당시를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면.

▶저도 TV를 보다가 '저게 무슨 일이지', '저게 저럴 리가 없는데' '저렇게 발표해도 되나' 싶었다. 제작사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급하다 시나리오좀 읽어라'라고 하더라, 나는 시나리오를 읽는데 몇개월이 걸리는데 이틀 만에 읽어달라고 하더라. 시나리오를 빨리 읽어야 하는데 눈이 안 보여서 루테인을 찾게 됐다.(웃음) 우스갯소리로 '시나리오를 이렇게 작게 뽑아오면 어떻게하냐' 했다. 그때 선글라스가 다 초점렌즈로 되어서 선글라스를 끼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쑥쑥 넘어갔다. '긴장하지 말고 재밌게 놀다 간다 그래' 라고 생각했다. (이선균) 형한테도 '네가 맡아줘서 고맙고 든든하다'라고 문자가 왔다. 그래서 빨리 정리하고 들어가게 됐다. 현장 투입돼서 첫 신이 봉고차 신이었는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서 삼키자 다들 파이팅' 외치고 신명 나게 달렸다.

-몸을 쓰는 신이 없지 않았는데.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포병 출신인데 항상 운전병이었다, 걸어서 3분 이상 나가본 적이 없다. 뛸 때도 너무 힘든데 그냥 힘들면 '오르막을 왜 올라가'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다 애드리브다. 그런 게 다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무런 운동을 안해서 배만 나왔다. 비상구로 가서 전화를 받는 장면이 있는데 문기둥에 배가 걸렸다. 당황스러웠는데 여자 조감독이 그것을 보고 웃더라. '야 잊어라, 발설되면 안 된다'라고 했다(웃음). 촬영 감독과 스태프들이 너무 열심히 작업하니까 제가 가서 '상받을거야? 뭐 그렇게 열심히 해'라고 했다.

-빠르게 합류 결정한 이유는.

▶멤버를 보는 거다, 작품이 재미없는데 이분들이 붙을 리는 없다. '이 사람들이 왜 선택했을까' 생각하면 작품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작품의 톤앤매너나 질을 배우 캐스팅을 봤을 때 작품의 톤앤매너와 품질을 신뢰할 수 있었다. 부담감을 가지지는 않는다, 작품 할 때 그것을 잘 못 담아내는 팀이 잘못한거지 제것을 안보면 후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신감이 있다, 준비가 덜 돼서는 현장에 오면 안 된다. 완벽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STUDIO X+U

<【N인터뷰】 ②에 이어>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