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쟁이 아냐"…'털털한' 장예원 "'도전하는' 용기 갖고파" [아나:바다]②
SBS 아나운서 출신 장예원 인터뷰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2년 SBS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한 장예원(33). 스물두 살 장예원의 이름 앞에는 '최연소'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오로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달렸던 그가 이룬 첫 번째 꿈. 방송은 즐거웠고 회사 생활은 성격과 잘 맞았다. 그렇게 8년을 꽉 채운 'SBS 아나운서 장예원'의 삶 속 그는 늘 '다음 꿈'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방송 환경의 변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마음으로 2020년 '프리랜서 선언' 후 장예원은 '두 번째 챕터'를 채우고 있다. 뚜렷한 목표나 계획 대신,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지금은 장예원으로서 어떤 것이 행복하고 어떤 일이 잘 맞는지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방송인? 결혼? 목표? "거창한 계획보다 자유롭게!" '의외'로 털털한 장예원과 만났다.
<【아나:바다】 장예원 편①에 이어>
-방송에서의 역할도 많이 확장됐을 것 같다.
▶일단 오픈마인드였다. 다양하게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나는 패널이라는 것도 프리랜서 선언 후에 처음 해봤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너무 좋더라. 그리고 혼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프리 후에는 단체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해봤다. 같이 하는 것의 재미가 있더라.
-여러 방송인과 호흡하면서 느낀 것도 있을 것 같다.
▶전현무 선배가 왜 전현무인지, 같이 방송하면서 알게 된 것 같다. 정말 많이 배웠다. 아나운서였던 사람이어서 아나운서들이 방송할 때 뭘 어려워하는지 안다. 그래서 예능에서 만나면 그걸 더 캐치하고 살려주려는 모습이다. 프리 활동을 해보니 선배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이금희 선배도 '인간극장'이나 내레이션으로 많이 알고 계시지만 (프리랜서 선언 후에) 랩도 하고 예능도 하시고 새로운 것들을 계속하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감탄하고는 한다.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나.
▶웬만하면 할 수 있다. SBS에 있을 때 '스타킹'에 출연했던 사람이다.(웃음) 폴댄스도 하고 크레용팝 춤도 춰봤다.
-유튜브 활동 계획도 있었나.
▶해보니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유튜브를 제대로 하려면 정말 일처럼 해야 한다. 매주 영상을 올려야 하지 않나. 내가 되게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정말 '집순이'다. 그 안에서 뭔가 만든다는 게 쉽지 않더라. 내가 만약 결혼하게 되면 살림, 정리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너무 해보고 싶다.
-결혼 계획이 있나. 결혼한다면 어떻게 일하고 싶나.
▶없다.(웃음) '언젠가 결혼하면' 정도의 계획만 있다. 동생이 결혼하면서 부담은 덜 느끼고 있다. 집안일하고 워킹맘 선배들이 일하는 것도 봤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결혼해도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 같다.
-해보고 싶은 것은.
▶혼자 살아보고 싶다. 그러면 세상을 사는 방법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학생 때는 도전적인 성격이어서 대외활동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아나운서가 되면서 꿈을 이뤘다. 지금은 기회가 되면 다시 뭔가에 도전해 보고 싶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은 것도 모든 걸 내려놓고 도전하는 용기가 지금의 내게도 있을지 궁금해서다. 용기를 내보고 싶다. 유튜브를 보니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외국에서 살아보는 콘텐츠들이 많더라. 나도 결혼하면 해보고 싶은데, 또 결혼하면 더 어려울 거라고도 하고.(웃음) 뭔가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배운 점, 성장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늘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 같다. 희극인을 존경한다. 예능에서 만나서 같이 방송하면 멘트 하나를 하더라도 다르더라. 그리고 '동물농장'에서 신동엽 씨, 정선희 씨에게도 방송을 많이 배웠다. 똑같은 대본이어도 살리는 게 다르다. 지금도 연락하고 얼굴을 보고는 한다. 언니 오빠들이 있어서 많이 배웠다 .
-방송 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은.
▶DM(SNS 쪽지)으로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분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 지금은 꼭 아나운서만 해야 한다, 이것보다 쇼호스타나 기상캐스터 등 다양한 분야를 열어두고 생각하라고 말하고는 한다. '언니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일찍이 아나운서가 돼서 배운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교수가 되는 방법도 있고 저만의 플랫폼을 열어서 사업을 할 수도 있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장예원 씨에게 그렇게 길라잡이가 되어준 선배는 누군가.
▶저는 이금희 선배(장예원의 대학 시절 교수이기도 했다)다. 대학 3학년 때 '얼굴에 조급함이 보인다'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그때는 빨리 아나운서가 돼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을 때여서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생각을 바꾸고 다시 준비했다. 막연하게 아나운서가 돼야지 생각하다가 3학년이 지나니까 현실이 보이더라. 그래서 더 조급했던 것 같다. 최종면접 전날에 뵀는데 '예원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려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될 줄 알았다고 하셨다. 큰 응원이 됐다.
-방송인으로서의 목표는.
▶'길게 하자'.(웃음) 길게 활동할 수 있는 게 정말 엄청난 복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방송을 한 선배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 사고 없이 늘 사랑을 받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방송인은 누군가 찾지 않으면 은퇴인 것 같다. 재미있게 일하면서 길게 하고 싶다.
-실제로 만나보니 성격이 정말 털털하다.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깍쟁이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내 이미지랑 성격이 달라서 신기해하신다. (데뷔 초에는) 방송에서도 애교 개인기를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성격이 아니어서 너무 힘들더라.(웃음)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왠지 '없다'고 할 것 같다만.(웃음)
▶(웃음) 시간이 정말 빠르다. 진짜 특별한 계획은 없다. 저에게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해서 좋은 날들을 보낸 것 같다. 뻔한 말이지만 일을 즐기면서 새로운 것을 그려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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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아나:바다]는 드넓은 '프리의 대양'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아나운서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안정된 방송국의 품을 벗어나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이들은 요즘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살고 있을까요? [아나:바다]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