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지 "♥송치훈과 13년간 연애…제가 먼저 프러포즈 했죠" [N인터뷰]②

최근 종영 '우당탕탕 패밀리' 유은성 역

배우 남상지 / 사진제공=빙고원이엔티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1TV 저녁 일일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극본 문영훈/연출 김성근)이 지난 22일, 131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우당탕탕 패밀리'는 30년 전 원수로 헤어진 부부가 자식들 사랑으로 인해 사돈 관계로 다시 만나면서 오래된 갈등과 반목을 씻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명랑 코믹 가족극이다.

배우 남상지는 극 중 유동구(이종원 분)와 고춘영(김선경 분)의 딸이자 화려한 비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바닥인 무명 배우 유은성 역을 연기했다. 연기에 대한 꿈을 펼치다 잠시 좌절해 영화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강선우(이도겸 분)와 엮이게 된다. 이후 강선우의 조언을 따라 영화사를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남상지는 이런 유은성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무명의 설움을 견뎌내고 배우의 꿈을 향해 비상하는 청춘의 매력까지 같이 담아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KBS 1TV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에 출연하면서 첫 주연을 맡은 후, 같은 해 5월 연극배우 송치훈과 결혼식까지 올리면서 많은 인생의 변화를 맞은 남상지. 이번 드라마까지 연이어 활동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인생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는 남상지를 최근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배우 남상지 / 사진제공=빙고원이엔티

<【N인터뷰】①에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서 지난해 KBS 연기대상 일일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상을 받으며, 첫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는데 어땠나.

▶제 이름이 불릴 때 너무 깜짝 놀라서 저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제가 아닌데 괜히 저인 줄 알고 오버했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옆에서 '너 맞다' '나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너무 늦게 나와버렸다.(웃음) 근데 사실 혹시나 해서 수상소감을 준비하고 가기는 했다. 내가 저 자리에 오르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준비한 모든 말을 다 했다. 내려오고 나서는 머리가 하얘졌는데 다시 돌아보니 빼먹지 않고 할 말은 다 했더라.

-이도겸과의 호흡은 어땠나.

▶도겸이는 동갑 친구이고 실제로 제 친구의 친구라고 하더라. 또 도겸이가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고 서울에 처음 와서 본 연극이 제가 한 연극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이 있었다. 덕분에 첫 촬영부터 케미스트리가 잘 맞았다.

-부모로 출연했던 이종원, 김선경과는 호흡이 어땠나.

▶너무 좋으셨다. 가족 역할의 분들이랑 다 같이 촬영할 때는 웃음을 찾느라 힘들 정도로 재밌었다. 또 이종원 선배는 연기적으로 조언을 해주셨다. 김선경 배우님은 제가 극 중에서 사극 연기를 준비하는 걸 찍는 장면이 있었는데, 김선경 선배가 장희빈을 연기했던 경력이 있으셔서 열정적으로 도와주셨다. 그 장면 찍을 때 사극 연기를 하는 저를 보고 종원 선배님이 '넌 꼭 사극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하셨다.(웃음)

-남편 송치훈 역시 배우인데, 응원을 많이 해줬나.

▶많이 응원해 주고 항상 대본도 맞춰줬다. 정말 일일드라마는 대사가 많다. 그중에 8할은 오빠의 도움으로 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웃음)

-지난해 오랜 시간 열애를 이어온 송치훈과 결혼을 했는데, 딱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에서 결혼을 한 이유가 있었나.

▶제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건, 어릴 때 은성이처럼 빨리 배우가 되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고, 그런 조급함으로 지내다 보니깐 한 번에 슬럼프가 몰려오면서 '정말 어떻게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은 일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때 '아 나는 연기가 하고 싶어 죽겠는데, 그렇다면 일단 나 자체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을 위해서 선택하게 된 거고 잠깐 멈추게 되더라도 그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결혼하고 더 잘되고 있는 것 같다.(웃음)

-연애를 꽤 오래 하지 않았나.

▶오래 했다. 따지면 13년 정도 되고 그 사이에 헤어져 있던 기간이 있기는 했다. 그 헤어진 기간 동안 서로 연락도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제가 찾아가서 '결혼하자'고 했다. 오빠랑 결혼을 안 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차기작에 대한 구상은 하고 있나.

▶사실 배우는 선택을 받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제 선택들이 배우로서의 길이 되는 거니깐 항상 신중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깐 뭔가를 구상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더라. 오디션은 열심히 보고 있는데 모르겠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제가 오랫동안 요가를 했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게 뭔가 느긋한 마음가짐이 있다. 원래 성향이 느긋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로 큰 걱정은 없고, 결혼을 하니깐 안정감이 생긴 것도 있다. 이제는 기다림이 괴롭거나 힘들지는 않은 것 같다.

-앞으로의 가장 큰 바람은 무엇인가.

▶늘 저의 바람은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거다. 정말 좋은 작품 한 작품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고 올해가 아니면 내년이라도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는 기준이 있나.

▶저는 일단 대본이다. 대본이 좋으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리고는 인물이다. 저는 항상 결점이 있는 인물에게 매력을 느낀다. 은성이도 그렇고 '으라차차 내 인생'의 동희도 그렇고, 결점이 있는 인물들에 끌린다. 결점이 있다는 건 제일 우리 모두와 닮아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가지는 배우로서의 지향점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