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패밀리' 남상지 "얽히고설킨 가족 관계, 헷갈리긴 했죠" [N인터뷰]①
최근 종영 '우당탕탕 패밀리' 유은성 역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1TV 저녁 일일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극본 문영훈/연출 김성근)이 지난 22일 131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우당탕탕 패밀리'는 30년 전 원수로 헤어진 부부가 자식들 사랑으로 인해 사돈 관계로 다시 만나면서 오래된 갈등과 반목을 씻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명랑 코믹 가족극이다.
배우 남상지는 극 중 유동구(이종원 분)와 고춘영(김선경 분)의 딸이자 화려한 비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바닥인 무명 배우 유은성 역을 연기했다. 연기에 대한 꿈을 펼치다 잠시 좌절해 영화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강선우(이도겸 분)와 엮이게 된다. 이후 강선우의 조언을 따라 영화사를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남상지는 이런 유은성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무명의 설움을 견뎌내고 배우의 꿈을 향해 비상하는 청춘의 매력까지 같이 담아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KBS 1TV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에 출연하면서 첫 주연을 맡은 후, 같은해 5월 연극배우 송치훈과 결혼식까지 올리면서 많은 인생의 변화를 맞은 남상지. 이번 드라마까지 연이어 활동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인생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는 남상지를 최근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전작 '으라차차 내 인생' 이후 1년 만에 다시 일일드라마에 출연했다. 그 사이 결혼도 했는데, 쉬는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그래도 텀은 충분했던 것 같다.(웃음) 이번에는 처음으로 오디션을 안 보고 제의가 들어왔다. 시놉시스에 은성이라는 인물이 재밌고, 또 저와 같은 배우를 하는 역할이다 보니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두 번째 일일드라마이다 보니 전보다 편해진 점이 있었나.
▶일일드라마는 세트 촬영이 있지 않나. '으라차차 내 인생' 때는 처음에 세트 촬영에 대한 겁을 주셔서 긴장을 했던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편했다. 또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된 스태프도 있어서 덕분에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이번이 두 번째 일일드라마 출연이다 보니 중장년층에서 인지도가 확실히 더 높아진 걸 실감했나.
▶사실 저는 많이 돌아다니는 편도 아니고 극 중에서 나오는 인물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고 다닌다. 그래서 저를 잘 못 알아보시는 것 같다. 근데 제가 드라마를 촬영하다 중간에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은성이 스타일로 입고 갔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보시더라.(웃음)
-실제 은성처럼 오랜 무명의 생활을 거치고 빛을 봤는데, 그런 서사가 있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도움이 된 게 있었나.
▶정말 많이 도움이 됐다.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깐 동시에 너무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은성이가 후반부에는 영화를 찍게 됐지만 처음에는 극단으로 시작한다. 저도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을 해서 그런 부분에 공감됐던 부분이 있다. 또 은성이가 초반에는 극단 생활을 하고 있지만 빨리 유명해지고 싶고, 빨리 성공하고 싶고, 너무 자신을 알리고 싶어 열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여러 상처를 받고 연기를 잠깐 멈추기로 하고 청필름이라는 영화사에 들어간다는 설정이 있다.
저 역시 연기를 포기했다기보다는 돌아가는 길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잠시 멈추는 결단이 더 자신을 믿게 되고 조금 더 배우로서 진정성 있게 끝까지 걸어가는 자신을 믿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걸 잘 전달하고 싶었고, 작가님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그래서 대본이 진짜 많이 바뀌었다. 기억 남는 대사 중에 하나가 '아무리 한참을 돌아가는 길이라도 상관없어, 이 길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 걸어갈 거야'였다. 단단해진 은성이를 표현할 수 있는 대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엄마 고춘영이 간암에 걸린다는 설정을 두고, 다소 많이 등장한 설정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있기도 했는데.
▶저 역시 아쉬운 부분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끌어가는 설정들에 있어서 가장 깊은 갈등은 저희 엄마와 선우 엄마의 갈등인데, 그걸 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생사를 다루는 방향 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시청자 분들은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희는 직접 의사분이 오셔서 자문도 해주셨다. 조금이라도 더 디테일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또 촬영하면서 저희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다. 그래서 저는 그 설정이 '이게 뭐야?'라고 다가오기 보다는 아픈 건 정말 난데없이 찾아오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제가 이번에 131부작에 출연하면서 가장 다짐한 게 '눈물을 아끼자'였다. 끝까지 아끼다가 터뜨릴 때만 찾고 있었는데 그게 엄마의 병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모든 가족이 다 같이 알게 됐을 때가 아니라 혼자 있을 때 슬픔을 느끼는 장면에서 아꼈던 감정을 다 쏟으면, 다가가는 게 더 클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극 중 가족의 관계에서 출생의 비밀들이 뒤얽히다 보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정리가 어렵지 않았나.
▶제 부분은 가장 디테일하게 보니 선우와의 관계는 복잡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그래서 너희 엄마는 누구지?' '이 분은 누구 아빠지?'라고 모든 배우들이 가족 관계를 헷갈려 하기는 했다.(웃음) 그리고 초중반까지만 해도 모두가 선우는 심정애의 친아들이 맞다고 알고 있었는데 친아들이 아니라는 걸 대본 받고 알았다. 되게 놀랐다.(웃음)
-연이어 시청자들에게 일일드라마로 인사를 했는데, 앞으로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들이 있나.
▶저는 안 해본 게 너무 많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건 워낙 많다. 사극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이나 스릴러도 좋아한다.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인물들과는 되게 정반대의 다크한 느낌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또 저는 이때까지 실존 인물을 연기한 적이 없으니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싶기는 하다.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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