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이네' 남보라 "조금 덜 불안해 했어도 됐는데…" [N인터뷰]③
17일 종영 '효심이네 각자도생' 속 정미림 역
- 안은재 기자
"아이 4명 낳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 없죠, 다복한 가정이 재밌을 것 같아요."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12남매 중 첫딸(위에 오빠 한명이 있음)로 연예계 대표 'K장녀' 수식어를 가진 배우 남보라가 미래 이상향인 가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KBS 2TV 토일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극본 조정선/연출 김형일)은 지난 17일 5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가족을 위해 삶을 희생해 온 주인공 효심(유이 분)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남보라는 극 중에서 효준(설정환 분)의 옆방에 들어온 연예인 지망생 정미림 역을 맡았다. 미림은 본업인 변호사를 그만두고 배우라는 자신의 꿈을 좇아가는 인물로, 부족한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물이다. 효준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로 재미를 안기다 어느새 스며드는 로맨스로도 호응을 얻어냈다. 통통 튀는 발랄한 인물인 미림은 시어머니 이선순(윤미라 분) 앞에서 광란의 댄스 타임을 가지며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남보라는 2004년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천사들의 합창'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국내 기획사 10곳 이상에서 데뷔 제안을 받으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2006년 KBS 2TV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정식 데뷔했으며, 2008년 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12남매 중 둘째이자 장녀로 출연해 연예계 대표 'K 장녀' 수식어를 얻었다. 남보라는 이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갔으며 영화 '써니' '돈 크라이 마미'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 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제철 과일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배우가 아닌 자영업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보라와 만났다.
<【N인터뷰】②에 이어>
-설정환과 호흡은 어땠나.
▶연기하면서 편안했다. 오빠는 섬세하게 연기하는 편이고 저는 러프하게 크게 하는 편이다. 현장에서 만나니 신이 다채로워졌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많이 생각해 오셔서 함께 다채롭게 신을 만들었다.-'효심이네 각자도생'이 주말드라마다 보니 결말을 뒤로 갈수록 막장스러울 수 있는 전개로 이어졌다. 출연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드라마의 매력은 갑작스럽게 전개가 훅훅 바뀌는 것들이다. 예상치 못한 전개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고 한신 한신 코믹 요소들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극을 긴 호흡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코믹 요소가 많은 드라마였고, 그런 신을 소화했는데 평소 성격은 어떤가.
▶제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주말드라마를 처음 시작했을 때 다짐을 한 것은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오래된 주말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계신 것을 본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재미는 변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웃겨?' '재밌어?'라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이재, 곧 죽습니다'의 죽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죽음이라는 캐릭터는 독립적으로 혼자 있고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결정에 의해 극이 진행되는 게 매력적이었다.
-1989년 11월생으로 현재 만 34세인데 아직 고등학생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바람은 없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인간극장'을 계속 돌려주고 계신다. 제가 아직 고등학교 졸업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다. 30대 중반이 되고 보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리게 보주 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나도 알고리즘에 떠서 보는데 그것을 보면 '내가 어릴 때 그랬구나' 싶어서 새삼스러운 감정이 든다. 내 모습이지만 생소하다.
-어렸을 때 데뷔해 계속 연예인 생활했는데 얼마 전에 제철 과일 사업을 시작했다. 직접 자영업을 운영해 보니 어땠나.
▶어릴 때부터 저의 꿈은 CEO였다. '언젠가 꼭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두려움에 주저하고 시작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30이 넘고 나서 실현하지 않으면 40대에도 후회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해서 큰 용기를 내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막막해서 실수도 많이 했는데 실수를 통해서 배운 것도 많았다. 어릴 때부터 연예 활동을 쭉 했는데 사업을 통해 세상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커졌다. 그것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 스스로 성장하지 않고 어리숙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한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레인보우 지숙 씨가 초당 옥수수를 많이 사주셨다. 처음에는 4시간씩 자면서 일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매일 노트북을 끼고 살았다.
-착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가 연기할 때 한계로 오는 부담감은 없나. 악당이라든지 등 다른 이미지를 가진 배역에 대한 욕심은 없나.
▶그런 욕심도 있다. 항상 남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배우로서 욕심이 생겨서 나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드라마를 끝낸 이 시점에서 스타일링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 요즘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안 했던 스타일링을 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검은 머리를 많이 했는데 메이크업을 다르게 해볼까. 아이유 님의 '홀씨' 스타일, 제니 님의 스타일리시한 모습 등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
-어린 시절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서 이렇게 롱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서른살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때 생각한 직업을 다른 직업이었다. 이 직업을 오래 한 게 감사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덜 불안해할 걸이란 것이다. 조금 더 나를 편안하게 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쉬는 기간 저 자신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실수할 수 있지', '못해도 돼'였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후회하는 것은.
▶좋은 선배님들 많았는데 왜 먼저 가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다. 왜 그때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랬다면 그때보다 편안하게 일을 했을 것 같다.
-마흔살의 남보라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 F & B 사업을 꿈꾸고 있다. 마흔 살에는 브랜드 운영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아이를 4명 낳고 싶다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
▶그렇다. 그런 상상은 했다.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는 가족 모임이 배수로 늘어나지 않을까. 무슨 차를 빌리고 대관을 어디를 해야 하나. 미래에는 다복한 가정이면 재밌을 것 같다. 키우는 것은 힘들겠지만 나중에는 재밌지 않을까.
-앞으로 배우 활동에 대한 계획은.
▶배우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사람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 그 시간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차기작 계획이 있다. 예능에서도 재밌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서 예능을 많이 하고 싶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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