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공명 "능글맞아졌다고요? 다 군대 영향"(종합) [N인터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군대가 주는 변화가 있기도 한가봐요. 능글 맞아지는 게 있는 것 같다 했거든요. 나이 때문도 있긴 하겠지만 군대의 영향이 조금 더 크지 않았나 해요."
'시민덕희'는 배우 공명이 전역 후 처음 극장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다.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군 복무했던 시간에 대해 "일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깨달았던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라미란이 전역한 공명을 두고 "(강아지가 아닌) 개가 됐다"고 했을 만큼, 이전에는 귀여운 매력의 '연하남'부터 '멍뭉미' 넘치는 '막내'까지 매 작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다. "앞으로는 천천히 제 페이스대로 오래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공명은 "전역하면서 생각했던 건 '군복무 한 만큼은 안 쉬겠다'는 것이었다, 절대 18개월은 안 쉴 것"이라고 '열일'도 다짐했다.
공명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시 세탁소 주인 김성자씨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공명은 극 중 덕희에게 보이스피싱 피해를 주는 손대리이자 재민 역으로 등장한다. 재민은 대학생으로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에 지원했으나,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조직에 납치된 후 조직의 손대리로 활동하며 덕희를 곤경에 몰아넣게 된다. 이후 그는 덕희의 남다른 추진력을 떠올린 뒤 그에게 은밀하게 구조 요청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같은 재민 캐릭터를 공명은 덕희가 금방 속아 넘어갈 만큼 극 초반 보이스피싱 범죄에 능한 목소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이후 덕희의 도움을 받아 조직을 탈출하기까지 긴장감을 유발하는 캐릭터로 활약한다.
이날 공명은 군 입대 전 찍었던 '시민덕희'가 전역 후 개봉하게 된 데 대해 "저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역을 하고 나와서 직접 무대인사도 개봉 전부터 하고 제작보고회나 이런 것을 같이 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저한테는 어떻게 보면 행운이 따른 느낌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아주 시기가 적절했다"고 털어놨다.
공명은 라미란 염혜란 장윤주 등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주승, 성혁 등과 조직원을 연기했을 당시와 라미란 등 '덕벤져스'와 만난 현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고 했다. 이에 공명은 "(라미란 등) 선배님들을 뵙게 됐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며 "그래서 거기 분위기에 압도당한 게 있었다, 한번도 촬영이 겹치지 않았어서 저를 보시고 '(공)명이 언제 보냐'고 하셨나보더라, 그러다가 뵙게 되니까 너무 사랑스럽게 '명이!'라고 해주셔서 거기(애정)에 또 압도당했다"고 현장에서 사랑받았던 막내였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명은 "제가 일단 형, 누나들한테 마음이 더 편안하다"며 "엄마한테도 안기는 걸 좋아하고 애교가 많은 성격이어서 그런지 작업하면서도 형, 누나들이 편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대고 애교 부리고 안기고 그런 게 마음이 편안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까 저를 그렇게 봐주시지 않으셨나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덕희' 출연 이유도 공개했다. 공명은 "처음에는 실화가 어느 부분이 들어가고 실화가 어느 정도이고 그런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실화가 아니더라도,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영화 보신 분들에게도 느껴지는 그 부분, 통쾌하고 사이다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라미란 선배님이 하신다고 얘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봤다"며 "그래서 '이건 무조건 하고 싶다, 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어필했다"고 덧붙였다.
라미란을 향한 팬심도 고백했다. 공명은 "라미란 선배님 팬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라며 "(라)미란 선배님의 작품 중 즐겨 봤던 드라마, 영화가 있는데 너무나 선배님이 너무 좋으셨다"고 답했다. 이어 "언젠가 선배님과 한번쯤 해봤으면 좋겠다는 건 제 또래 남자 배우나 또래 배우들이 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했다"며 "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미란 선배님과 한다는 것 자체에서 설렘이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한테 이렇게 시나리오가 왔는데 해야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기를 하며 어려웠던 점도 전했다. 공명은 "조감독님이 앞에서 미란 선배님 대사를 쳐주시면 연기를 하려다 보니까 몰입하고 집중하는 부분에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며 "극 초반 덕희와 통화하는 재민이 모습이 안 나오고 사기 치는 목소리만 나가는데 현장에서 더 해보려고 감독님께 계속 질문하고 했던 그런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통화하는 장면을 찍는 게 제일 힘들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며 "액션신이라 하기엔 뭐가 없었지만 칼을 한번 맞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아프게 맞을 수 있을까 그런 것에 있어서 도전 아닌 도전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공명은 입대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군복무 당시에 묻는 질문에 공명은 "입대 후 든 생각은 '언제 전역하지'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됐다"며 "'한산: 용의 출현'과 '킬링로맨스'가 개봉하면서 빨리 나가서 연기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진짜 내가 군대 오기 전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했다, 또 내가 군대 안에 있는데 바깥에서 작품이 개봉해서 관객들이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더라"고 말했다.
전역 후 더욱 성숙해진 모습과 변화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라미란 등 선배님들을) 최근에 다시 뵈면서 저도 바뀐 것 같더라, 능글 맞게 바뀌었다"며 "군대가 주는 변화가 있기도 한가보다, 능글 맞아지는 게 있는 것 같다 했다, 나이 때문도 있긴 하겠지만 군대의 영향이 조금 더 크지 않나 한다"고 고백했다.
또한 공명은 전역 이후의 다짐에 대해서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역하면서 생각했던 건 '군복무 한 만큼은 안 쉬겠다'는 것이었다"며 "18개월은 절대 안 쉬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역했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공명은 남자 배우들이 흔히 고민하는 '군백기'를 경험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자만하는 건 아니지만 한번도 제 자신한테 자존감, 자신감을 떨어뜨린 적은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만약에 그렇더라도. 그런 것에 있어서 자존감을 떨어뜨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멘탈 관리 비결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잘 자고 잘 먹고"라고 답하며 "딱히 관리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하게 다행히도 군복무 했던 곳 군인 분들이 저를 공명으로서가 아닌, 본명인 김동현으로서 많이 대해주셨다"며 "그래서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고 정말 편안하게 지냈다"고 돌이켰다. 또한 "김동현으로서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평범하게 삼시세끼 잘 먹고 운동하고 지냈다"며 "그러다 보니까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고 설명했다.
공명의 대표작은 연하남으로 등장한 '혼술남녀'(2016)과 '멜로가 체질'(2019) '킬링로맨스'(2023), 막내 형사로 활약한 1000만 영화 '극한직업'(2019) 등이 있다. 대중들이 선호하는 귀여운 연하남 혹은 막내 이미지에 대한 생각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는 "고민은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신다는 자체에 감사하다"면서도 "아직 저는 너무 할 게 많다"고 털어놨다.
또한 공명은 "아직 할게 맣고 몇 걸음 안 된, 시작도 안 한 배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한산: 용의 출현'을 함께 한) 김한민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는데 관객분들이나 보시는 분들이 그런 이미지나 캐릭터를 좋아해줘서 그걸 따라하다 보면 갇힐 수 있고 고민에도 빠질 수 있다고, 배우로서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걱정과 고민은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이미지나 캐릭터를 파면 팔수록 더 좋은 게 나온다고 하시더라"며 "우물도 깊게 파면 팔수록 물이 나온다고 하지 않나, '고민하지 말고 너가 할 수 있는 걸 과감하게 하다 보면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명은 "기회가 된다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있어서 아직 시간이 많다 생각한다"며 "저는 이걸 마라톤이라 생각한다, 천천히 제 페이스대로 오래 뛰고 싶단 생각을 하면서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공명은 "천천히, 어떤 것에 고민하고 걱정하기 보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제가 보여드릴 모습은 더 다양하고 많을 거라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재차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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