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현 "막연한 꿈이었던 연기…'파친코'로 확신 얻게 돼" [N인터뷰]②
노상현, 디즈니+ '사운드트랙#2' 주인공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노상현은 최근 6회까지 전편을 공개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사운드트랙#2'(극본/연출 김희원 최정규)에서 지수호 역할을 맡아 시청자와 만났다.
'사운드트랙#2'는 뜨거운 6년의 연애 후 차갑게 이별한 현서(금새록 분)와 수호(노상현 분)가 재회해 다시 한 번 로맨스를 펼치는 드라마. 노상현은 현서의 옛 연인이자 이별 후 완벽하게 성공을 거둔 CEO 수호를 연기했다. 드라마 '파친코'에서는 아픈 역사를 관통하면서도 아내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이삭을,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는 치명적이고 매력의 시크한 남자 상욱을 연기한 그는 수호를 통해 유머러스한 면과 진지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층 더 가볍고 유쾌한 면모로 캐릭터 스펙트럼을 넓힌 노상현을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수줍음이 많고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대답하는 모습은 수호와는 다른 면모. '적당한 I'(내향형)라는 그는 '파워E'(외향형)의 수호를 만난 도전이 배우로서도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내년 드라마 '파친코' 시즌2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열일'을 이어갈 예정인 그는 변함없이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과거와 지금 수호 중 누구에게 더 공감이 됐나.
▶둘 다 공감이 많이 됐다. 과거 수호는 그때 겪은 상황, 갈등들이 마음이 아프고 공감이 많이 됐다. 나의 과거는 수호만큼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나는 많이 혼란스러운 시간이었고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었다. 막연한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수호는 훨씬 더 밝은 느낌이고 더 긍정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당시 노상현은 어떤 연애를 했나.
▶많이 혼란스럽고 잘 모르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온지 얼마 안 돼서 한국 문화도 낯선 점이 많았나. 나 스스로도 혼란스러우니까 (사랑에) 온전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이게 사랑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많은 감정들을 느꼈던 시기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 배우라는 일에 확신을 가졌던 순간은 언제인가.
▶'파친코' 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파친코 덕분에 되게 많은 기회가 열리고 더 많은 작품들을 찾아 주시고 하셨으니까. 그 전까지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연기활동을 시작하고 바로 군대를 갔다. 군대를 가면서 어려웠다. 29세에 군대를 갔으니까 이게 맞나? 하는 느낌도 들고.(웃음) 전역하자마자 1년 뒤에 파친코 촬영을 했다. 큰 전환점이 됐던 시기였다.
-이번 연기에 대한 주변 반응은.
▶주변 분들은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셨는데 상처를 받을까봐 그렇게 해주신 건지 모르겠지다. 재미있었다고 잘 봤다고 연락을 주었다.
-아쉬움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남은 것도 있을텐데.
▶분명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고 좋아해주시는 부분들이 있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 보람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이게 맞구나 하는 확신이 들 때도 있었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작품이 된 것 같다. 많이 성장한 작품이다.
-자신의 연기 뿐만 아니라 현장 분위기도 이끌어야 하는 주연으로서의 책임도 느낀 작품이 아니었나.
▶연기외에도 해야할 것들이 많더라. 그런 부분에 있어서 노력도 많이 했다.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 함께 일하는 분들, 스태프들과 좋은 앙상블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구나 그랬다. 그런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은 작품이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전공이 아예 다른데 어떻게 배우를 하게 됐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미국에서 다녔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실제 경험은 못 하다가 대학교 1학년 마치고 (한국에) 왔다가 우연하게 모델일을 시작하게 됐다. 재미있더라. 그 뒤로 연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모델 일부터 기회가 생겼고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입대를 미루고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와서 다시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성격, 전공과 다른 분야인데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고등학교 때까지는 E(외향형)였는데 점점 더 내성적으로 바뀐 것 같다. 공부도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 주변의 반대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친구들의 경우에는 응원해줬다. 부모님은 반대하셨지만 내가 계속 하다 보니 시간이 좀 흐르고서는 서포트를 해주셨다. 내 인생이니까 알아서 잘 하라는 느낌으로.
-연기에 어떤 매력을 느꼈나.
▶재미였다. 처음 관심을 끌었던 것은 재미있어 보인다. 흥미롭다. 어떻게 하는 걸까. 이거였다. 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처음부터 '난 대배우가 돼야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나.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정말 고민이 된다. 수식어를 붙여주시면 걸맞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해보겠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나도 찾는 중이어서 아직 하나로 정의를 못하겠다.
-'파친코' 이후에 예능 '도포자락 휘날리며'나 유튜브 '짐종국'을 보면 형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더라. 브로맨스 장르에는 관심이 없나.
▶관찰예능이 어렵더라. 예능이 진짜 굉장히 어려웠는데 형들이 챙겨주시고 도와주셔서 마음을 열 수 있었다. 김종국, 주우재 형이 정말 티키타카가 굉장하다. 한마디도 못 끼어들다가 마지막에 '사운드트랙' 한마디 하라고 하셔서 했다.(웃음) 브로맨스는 내년에 영화(대도시의 사랑법)가 나오는데 봐주시길 바란다. 이번에도 생애 첫 도전이 되는 작품이다.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도 도전을 우선으로 하는지.
▶중요한 요소일 것 같기는 하다. 너무 똑같게 느껴지는 건 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하고 싶다. 누아르, 사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올해를 돌아보면 어떤가.
▶쉼없이 촬영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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