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임시완 "내 학창시절도 병태처럼 '찐따미' 많아" [N인터뷰]②
'소년시대' 장병태 역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달 24일 처음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극본 김재환/연출 이명우)가 오는 22일 최종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지질이 병태(임시완 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10부작 드라마다. 4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등극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임시완은 극 중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지질이 장병태 역을 맡았다. 갑자기 옆 동네인 부여로 전학을 가게 된 후 전설의 17:1 싸움의 주인공으로 둔갑돼 '부여 짱'으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인물이다. 후반부에서는 지영(이선빈 분)의 도움을 받아 경태(이시우 분)에게 맞서기 위한 과정이 그려지면서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임시완은 '소년시대' 공개 기념 인터뷰를 가지고 취재진들을 만났다. 지질이에서 갑자기 '부여 짱'으로 둔갑한 병태를 연기하면서 그가 느낀 점과, 작품이 큰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임시완의 생각을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번에도 액션이 많았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액션이 많이 다치는 위험도도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액션신을 할 때마다 늘 정신도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고 몸도 깨어있으려고 노력했다. 그러지 않으면 다치는 건 한 순간이다. 다치면 큰 프로젝트 자체에 차질이 생긴다. 그래서 제발 다치지만 말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들을 찍었다. 그러다보니깐 몸을 준비해놓지 않는다는 건 굉장히 큰 부담이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 몸을 유연하게 예열한다는 생각으로 복싱처럼 몸 쓰는 운동을 해놓는다.
감독님과 작전을 처음 짰을 때, 초반 지질한 병태를 기점으로 몸을 만들 것이냐, 후반의 복수를 위해 노력하는 병태를 기준으로 몸을 만들 것이냐 논의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처음에 제안했던 것은 복수를 위한 병태의 몸을 만드는 게 어떤가였다. 그래서 운동을 병행하면서 촬영을 했다. 그런데 찍다가 생각이 드는 게 뭐냐면 병태가 과연 복수를 다짐하고 복수의 칼날을 가다듬고 있을 때, 굳이 병태가 완성형이 돼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완성형조차 지질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 뭘 해도 완성형이 되기 힘든 시절, 그리고 고등학생의 모습과 맞아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근육이 붙는 운동을 멈췄다. 복수를 하는 몸 자체도 뭔가 어설픈 몸이면 뭔가 병태가 응원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제작발표회에서 병태에 대해 '해본 역할 중 지능이 가장 낮은 것 같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사실 이게 어떤 모양새이건, 저는 어떤 역할을 간접체험해보는 거다. 통상적으로는 제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탤런트보다 극단적으로 높은 탤런트의 직업이나 역할을 맡을 때가 대다수다. 그러면 정서적으로 따라가기 바빴다. 근데 이번에는 저 보다 모자란 아이니깐 너무 쉽더라. 산수 하나 제대로 못한다. 이 캐릭터는 말하는 게 틀려도 말이 되는 부분이 컸다. 그런 점에서 숨통이 트이는 게 많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교복 연기를 어떻게 생각했나.
▶감독님이 너무 감사한 게 일부러 약간 배우들 연령대를 저의 기준으로 맞춰서 캐스팅해주셨다. 그 무리 속에 끼어있으니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윤영호(김윤배 분) 역할의 배우 형이 저 보다 한 살이 많았다. 그 형을 보면서 심리적 안도감이 생겼다.(웃음) 또 스스로 합리화 시킨 게 뭐냐면, 실제로도 고등학생인데 세월을 그 친구만 직격타를 맞은 인물들이 꼭 한 명씩 있지 않나. 제 친구도 그런 경우였다. 그래서 그게 절대 패널티가 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나.
▶지금 생각해보면 병태랑 저랑 정서가 맞닿아 있는 게 많다. '병맛'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재밌다. 저는 별 생각없이 당연히 그 생각이 들어서 뱉어 본 대사를 두고 감독님이 '도대체 그런 생각을 어떻게 해'라고 감탄해 주신 적이 있다. 그런 걸 생각해봤을 때 제 속에 그런 타고난 지질함이나 '찐따미'가 있는 것 같다. 단지 옛날에 그걸 감출 수 있었던 건 감투 효과 때문이지 않나 싶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 부반장, 회장, 부회장을 했었다. 그 감투 효과로 (지질함을) 감추면서 지낼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병태를 하면서 과거를 회기 해보니 내가 그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이야기인데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 분석이 정확하지는 않을 테지만, 제가 이 '소년시대'를 통해서 어떤 감성을 가지고 가고 싶었냐면 본인 보다 모자른 사람의 성장스토리를 보면서 보는 사람들 자체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잘 모르는 8-90년대의 생활상. 그게 디테일하게 투영이 됐느냐의 문제는 그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평가요소일 것 같다. 젊은 분들에게 성장스토리의 주된 정서가 유효했던 것 같다.
-병태가 당하는 수모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결국 제일 센 것은 자기 친구인 호석(이상진 분)을 의자로 때리는 장면이었다. 병태가 제일 나락으로 가는 순간이 표현된 부분이다. 대본을 볼 때도 그 신이 굉장히 셌다. 제가 딱 6부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이 작품을 픽 했었다. 거기까지가 제가 받은 대본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대본 자체는 군더더기 없이 완성도가 있는 대본이었지만 '이 부분만은 조금 부드럽게 가면 안 될까요'라고 제안을 드렸던 게 있다. 병태가 그 정도까지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 신이 실제로 방송이 돼서 봐도 많이 마음이 아프기는 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병태의 성장 동력을 위해 이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기에 믿고 따라가겠다고 생각했다.
<【N인터뷰】③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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