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 "이장현과 재회한 결말, 내겐 100점…아름다워" [N인터뷰]①

안은진/UAA 제공
안은진/UAA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8일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이 파트2까지 마치며 종영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닿을 듯 닿지 않는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과 백성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밀도 있게 담아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안은진은 극 중 유길채로 열연을 펼쳤다. 유길채는 곱게 자란 양가댁 애기씨에서 병자호란을 겪고 한 사내를 연모하게 되면서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하는 인물. 안은진은 유길채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있게 담아내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특히 길채의 성장기부터 이장현(남궁민 분)과 멜로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연기를 소화해 호평을 얻었다.

21일 뉴스1과 만난 안은진은 '연인'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그만큼 단단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인'을 통해 내적으로 외적으로 성장한 그는 배우로서 크게 도약했다고. 안은진은 잠시 휴식한 뒤 다시 앞으로 달려갈 것이라며 '소은진'의 '열일'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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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촬영을 했다. 겨울에 시작해서 다시 겨울이 올 때 끝났는데, 믿기지가 않는다. 아무런 사고 없이 다들 건강하게,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작품과 너무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는 게 아쉽다. 조금만 있으면 헛헛할 것 같다고 우리끼리 이야기도 나눴다.

-19일 '연인' 종방연도 갖지 않았나. 당시 여러 커플이 탄생하고 분위기가 좋았다던데.

▶스태프들과 다같이 모여 회포 풀고 인사하고 그랬다. 3차까지 했는데 그때까지도 수십명이 남아있었다. 다들 너무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가 아쉽더라. 커플은 우리도 종방연 때 알게 된 이들도 있어서 '왜 둘이 이러고 오지' 그랬다. 1년 가까이 하다 보니 정이 안 들려야 안 들 수 없는 것 같다. 우리끼리는 '연인의 연인들'이라고 불렀는데, 얼마 전에 '응사' 촬영장 커플 탄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싶더라.(웃음)

-마지막 촬영을 할 때 눈이 와서 배우들이 고생하지 않았나. 장현과 길채가 만날 때는 눈이 오는데 화면에는 꽃이 피어서 이질감이 들기도 했는데.

▶촬영을 겨울에 문경에서 시작했는데, 마지막도 추울 때 문경에서 마무리를 했다. 계속 눈이 와서 다들 걱정했는데, 촬영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 속에 꽃이 있는 게 오히려 '판타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신이 될 것 같아 '긍정의 힘'으로 촬영을 마쳤다. 촬영을 마친 뒤에는 남궁민 선배님과 서로 고생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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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을 한 경험은 있지만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인데, 참여하면서 어땠나.

▶사극 '킹덤'이나 '올빼미'를 했지만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남궁민 선배님도 준비를 많이 해오시니까 서로 이렇게 저렇게 해보다가 '편안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더니 갈수록 캐릭터가 붙지 않았나 한다. 초반에 감독님, 작가님과 리딩하고 대화를 나누며 톤을 잡는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잘 잡아주셔서 이후에는 고민 없이 할 수 있었다.

-길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하려 했는지.

▶'연인'이 길채의 성장기를 그리다 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주려 했다. 초반에 장현도령에게 마음이 있는 걸 모를 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구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철 없는 길채가 어떻게 사랑하고 변화하는지를 표현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은 길채의 이기적인 행동도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뒷 부분에 그 이유를 보여줄 이야기가 다 설계됐으니 '이 친구는 그럴 수 있다'라고 하면서 연기했다. 그렇기에 길채가 어른이 되고 성숙해지는 과정이 잘 보인 것 같다.

-위기 속 빛나는 길채라 연기하는 배우는 더 힘들었을 듯하다.

▶길채가 전쟁도 겪고 포로 시장도 가고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이장현의 사망 소식도 들으며 많이 굴렀다. 몸은 좀 힘들었다. 그래도 그 순간순간마다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었는데, 포로시장에서 값을 매기는 부분은 압박이 오더라. 하지만 그걸 당하고만 있지 않고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부분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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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1 엔딩에서 길채가 이장현이 아닌 가족을 선택했을 때 답답함을 느낀 시청자들도 있었다.

▶엔딩에 대해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 분들도 과몰입하더라.(미소) 나도 K-장녀라 길채의 선택이 이해됐다. 장현을 좋아하지만, 그 바람 같은 사람이 우리 가족과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됐을 거다. 이후 장현이 죽었다고 하고, 결혼은 해야하는데 원무는 가족들을 보살펴주고, 장현에 대한 마음도 가져와도 된다고 하니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가족을 위해 안정적으로 살고 싶지 않았을까.

-극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자면.

▶대본을 보고 결말을 알았다. 내겐 100점이다. 이장현을 잃고 수년이 흐른 뒤 길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후 어떻게 재회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이장현도 연인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기억했다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좋은 엔딩이라고 생각했다. 기억상실을 두 번 한 것도 이전에 기억을 잃었을 때 복선이 된 대사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두 번째에는 나도 연기가 잘 되는 느낌이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