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케이티로 소설써 분노…아내가 화 누그러뜨려줘"(종합) [N인터뷰]

25일 영화 '화란' 관련 인터뷰

송중기 / 하이지음스튜디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송중기가 '승리호'(2021) 이후 2년만의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으로 극장가를 찾아왔다. 오는 10월11일 개봉하는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영화.

'화란'은 당초 송중기가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자 신인 배우이 주연을 맡은 누아르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송중기는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오랜만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장르에 대한 갈증, 또 올해 내내 화제가 됐던 영국 출신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의 재혼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송중기 / 하이지음스튜디오

먼저 송중기는 노개런티로 출연할 만큼 이 작품의 매력에 끌렸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이 장르게 좋았다"며 "그 당시 제가 색다른 것에 꽂혀 있던 시기였는데 그런 시기에 이 대본을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치건은 연규와 같이 성장하지 못한 어른이란 게 재밌었다"며 "영화가 꼭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런 지점이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최근 언론시사회에서도 어둡고 스산한 정서의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의지와 다르게 출연을 하지 못하면서 "개인적으로 한이 됐었다"는 표현을 쓴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군대에 가는 바람에 하지 못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었던 장르여서 아쉬웠었다"면서도 "그렇다고 '건달 영화를 하고 싶었다'는 게 전혀 아니다, '화란'이 건달 영화라 생각하지도 않지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아있었는데 이 타이밍에 '화란'을 만났다"고도 털어놨다.

이 같은 고백은 연기 스펙트럼 확장에 대한 갈증으로도 읽혔다. 송중기는 "배우들이 아무래도 다양한 걸 하고 싶어하고 저 역시도 개인적인 욕망이 있었을 것"이라며 "굳이 비교하자면 캐릭터보다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고 털어놨다. "한이 풀렸냐"는 질문에는 "한이 풀렸다기보다 아직 안 풀린 것 같은데 더 하고 싶다"느 바람도 전했다. 평소 '상남자'로도 알려졌다는 데 대해서는 "다른 분들이 보신 게 그런 면이라면 그게 맞을 것"이라면서도 "제 안에 그런 면이 있을 테니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송중기 / 하이지음스튜디오

송중기는 '화란'으로 생애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던 당시에 대해서도 돌이켰다. 그는 "부다페스트에서 '로기완'을 찍고 있었는데 한재덕 대표님이 전화가 와서 '됐다'고 하더라"며 "그 전화 때문에 너무 좋아서 밤 촬영 집중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뭔가 보람이 됐고 너무 좋더라"며 "들떠 있었던 것 같다, 칸에서 영화를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화란'에서의 연기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송중기는 극 중 근육질 몸매를 보여준 데 대해 "치건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장면이라 생각했다"며 "연규를 중심으로 정서가 흘러가고 치건이가 상대적으로 덜 등장하기 때문에 치건이에 대해 보여줄 만한 게 시간적으로 양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욕심이 왜 없었겠나"라며 "절제하느라 힘들었다, 무조건 이건 사빈 사빈 배우가 맡은 역할이 중심이 돼야 하기 때문에 리액션만 하자는 게 목표였다"며 "그럼에도 저도 배우이다 보니 잘하고 싶고 힘이 들어갈 때가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절제하려 했다"고 당시의 속내를 전했다.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송중기는 "영화에 꼭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생각하진 않지만 제가 좋아했던 지점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어른들이 비겁해지지 말고 좋은 세상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관객들이) 다 보실 필요는 없다, 좋으면 보는 거니까"라고 필람을 강요하지 않겠다면서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고 영화 홍보를 그래서 진정성 있게 하고 싶다, 영화를 보시고 어떤 얘기가 나올지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송중기 / 하이지음스튜디오

송중기는 지난 1월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혼인신고 및 임신 소식을 전했고, 지난 6월 아들을 출산했다고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재혼 소식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아내와 관련한 여러 루머가 돌았고, 이에 송중기는 당시 힘들었던 심경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제가 당시 분노했던 이유는 와이프(아내)에 대해 어떤 분이 소설을 쓰고 계시더라"고 운을 뗀 후 "그래서 일부러 저희 회사 직원들에게 그런 걸 다 피드백을 굳이 안 했으면 좋겠다 했다"며 "한 여성에 대해 무책임하게 소설을 쓰는 걸 보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저도 그런데 와이프는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을까 싶더라"며 "아내도 영국서도 소설 쓰는 매체들이 많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속상했을 거다, 많이 화가 났다, 분노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제가 미숙했구나 생각하는 건 그만큼 관심 가져주시는 건데, 말씀드릴 걸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아내는 정말 성격이 긍정적인 친구라 로마에서도 한국분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다 인사한다, 저도 그런 건 와이프에게 많이 배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저를 누그러뜨려준 것도 와이프"라면서 "저는 아직 멀었구나 미숙했구나 싶더라"고 밝혔다.

아내의 응원에 대해서는 "제 아내는 물론 당연히 잘 하고 오라고 했다"며 "지금은 배우 활동을 안 하는데 예전에 했었어서 칸, 베를린 등 영화제도 저보다 먼저 다녀왔다, 저보고 '들뜨지 말라'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송중기 / 하이지음스튜디오

또 송중기는 재혼과 출산 이후 마음가짐이 달라진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달라진 게 있겠죠?"라고 반문한 뒤 "이제 아기가 3개월, 100일 지났는데 마음가짐 크게 달라졌다기 보다 지금도 아기 우유 먹이고 할 때면 '내가 아빠가 된 게 맞나'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느꼈다기 보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생긴다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착하게 잘 살아야겠구나, 좋은 사람 돼야겠구나'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열심히 해야겠구나' 한다"고 고백했다.

송중기는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아이가 크면 '화란'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화란' 뿐만 아니라 내 작품은 다 보여주고 싶다"며 "아이에게 떳떳하지 못한 면을 보여주지 말자는 마음이 제일 크다"고 밝혔다.

아기 이름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저희가 국제 커플이라 영어 이름이 있고 한국 이름이 있다"고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이를 배우로 키우고 싶냐는 질문에는 "아이가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할 것 같다"며 "이제 100일 지나서 생각을 잘 안 해봤다"고도 고백했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칸 영화제가 끝나고 아이 낳고 한국에는 3개월만에 온 것 같다"며 "육아는 같이 해서 더 뿌듯하더라, 처음엔 서로 잘 몰라 어려웠다, 초반엔 아이가 30분 1시간만에 잠에서 깨다가 자는 시간이 늘더라, 그게 보람이 있더라"고도 덧붙였다.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됐던 '경력 단절'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송중기는 인터뷰에서 "아빠가 되고 남편이 되는 건 이 연예계에서는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논란이 됐다.

송중기는 억울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고 하자 "억울하진 않다"고 운을 뗀 후 "이탈리아에 있다가 연락을 받고 (논란을) 알게 됐다"며 "생각도 못했던 문제"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번역 문제를 떠나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겠구나 했다"며 "신중해야겠구나. 이럴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해석이 될 수도 있겠구나 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BBC 드라마 오디션을 봤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송중기는 "아내가 외국인이다 보니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나 친한 친구들도 많이 소개해줬다"며 "오디션을 보러다녔지만 슬프게도 다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내가 많이 도와줬다"며 "소문이 아니고 왜 사실이라 말씀을 드리냐 하면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않으면 소설을 쓰시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