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정경호 "병약남주 대표? 내 '하찮미' 살렸다" [N인터뷰]②

5일 종영

배우 정경호 / 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배우 정경호 / 매니지먼트 오름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5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정경호의 재발견, 정경호 '입덕' 드라마로 불린다. 그는 극중 섭식장애를 가진 '1조원의 가치' 일타 강사 최치열 역할을 맡아 전도연(남행선 역)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까칠하고 예민한 최치열이 남행선을 만나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담으며, 가슴 설레는 로맨스부터 유쾌한 코미디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정경호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지난 7개월을 돌아보면서 자신은 좋은 제작진과 동료들을 만나 '놀이판'에서 행복하게 놀았다라고 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 '무정도시' 등 치열했던 지난 날을 거쳐, '라이프 온 마스' 속 위태로운 한태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까칠하지만 정이 많은 김준완을 만난 정경호. 이번에는 최치열로 또 한 번 '인생캐'를 만나며 뿌듯한 한 작품을 남겼다.

'일타 스캔들'로 자신의 최고 흥행작 기록도 경신한 정경호는 잠시 쉼표를 갖고 보다 더 단단한 배우로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조금씩 변화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최치열을 어떻게 표현했나. 이번 작품에서 '병약남주' '종잇장 남친' 등 수식어도 얻었는데.

▶1조원의 남자이고 직업적으로 최고이지만 밥도 못 먹고 집에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 작품 이야기를 할 때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이 뭘지 생각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하찮미'를 많이 첨가를 하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본에 나와있는 부분에서 저다운 모습을 살리려고 했다.

-실제로 '하찮미'가 있는지.

▶그 정도는 아니고 조금은 있다. 4부까지 넘어지는 장면 밖에 없더라. 하찮아도 될까 생각도 했다.

-평소에 밥은 잘 먹나.

▶살 좀 쪄보려고 많이 먹고 있다.(웃음)

-최치열은 유명인의 삶을 겪으면서 섭식장애를 겪는데 배우 정경호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나.

▶힘들다. 지금도 입술에 뭐가 났다.(웃음) 그런데 다행히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건 아니다. 사람을 만나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아니고, 혼자 있을 때 충전하는 편이라 다행이다. 극 I(내향형) 사람이다. MBTI는 INFJ 다.

-외형적인 변화가 있었나.

▶변화를 줄 필요가 없더라. 관리는 없다. 준완이, 에이즈 환자 이런 역할을 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몸개그라든지 '미씽나인' 등 지난 작품들의 모습들이 보였던 것 같다. 과거의 작품들이 지금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앞으로 또 허약한 역할을 맡더라도 조금은 내 스스로 변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미씽나인' 아픔과 최치열이 가지고 있는 설정의 아픔은 무게감이 다른 것 같다. (연기가) 자연스럽게 변해온 것 같다. 워낙 넘어지는 신이 많았는데 재미있게 살려보려고 했다.

-벌크업을 해야 하는 배역 제안이 들어오면 가능한가.

▶제발 그런 대본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쉼표를 가지고 싶다. 작품을 쉬지 않고 하다 보니 정경호라는 사람은 물론 성장했짐나 한계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많고 조금 단단해져 있는 상태에 다양한 역할을 해야지 싶다 마흔하나라는 나이가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인데 어쩌면 지난 20년보다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쉬면서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려고 한다. '그래봤자' 겠지만. (웃음)

-로맨스 연기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표현했나.

▶드라마 흐름상 운명적인 이끌림을 표현하려고 했다. 행선 가족에 스며드는 최치열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도시락을 먹고 눈물을 흘릴 때 어떤 감정일지 생각했다. 행선의 어머니, 행선의 밥을 연결하는 점도 고민했다. 전체적으로 최치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글씨체까지 인강 강사같다는 평이 있었는데.

▶나는 일타라는 단어도 몰랐고 학원강사의 세계도 수학도 전혀 몰랐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수학이 뭔지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판서하는 것은 정말 너무 잘 안 돼서 짜증이 나더라.(웃음) 선생님에게 판서를 배웠다. 루트 기호를 쓰는 방법도 신기하다고 하는데 그것도 대본에 있는 거고 발차기도 있었다.

-일타강사의 삶이 연예인의 삶과 맞닿은 부분도 있는데.

▶나도 일타 강사의 삶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경찰서에 가서 '나 누군지 몰라요?'라고 하지 않나. 유명한 사람인 거다. 일부이지만 그런(집요한) 사람도 있는 거고똑같지 않을까, 늘 가십의 대상이고 연예인처럼 선생님도 끝나자마자 후기를 바로 찾아보신다고 하더라. 수학선생님과 친해졌는데 개인시간이 없으시더라.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때 제일 뿌듯하다고 하시더라. 우리의 경우는 작품을 본 사람들이 좋았다고 하면 그런 기분을 느낀다.

-쇠구슬 스릴러라는 평도 있었는데.

▶나도 개인적으로는 행선이와 연애가 조금 짧지 않나 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연애도 하기 전에가 재미있는 것 아닌가.(웃음) 11부까지 연애가 될까 말까 하다가 그 뒤에 지실장이 왜 그랬을까를 충분히 설명해드려야 하는 것 같다.

<【N인터뷰】③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