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맘' 박세미 "실제 애엄마 아냐…돌잔치 MC 경험 도움됐죠"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코미디언 박세미 인터뷰

박세미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준맘 완전 기절이지~?' 이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귀에 맴돈다면 이미 '서준맘'에 빠져들었다는 증거다.

최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는 '05학번이즈히어' 시리즈를 공개 중이다. 신도시에 사는 '3040 아재들' 주인공인 '신도시 아재들' 영상에서 유독 돋보이는 캐릭터는 '서준맘' 류인나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배용남의 아내로, 일명 '신도시맘'인 류인나는 요즘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주부들의 특징을 발랄하게 보여준다. 푼수 넘치지만 정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 편안함과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은 리얼한 패션은 단숨에 구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에서 서준맘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이 엄마들은 '주변에서 저런 사람 봤다', '서준맘 너무 웃기다', '내가 서준맘인 것 같다'며 호응했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05학번이즈히어'의 인기도 더욱 높아졌다. 이에 시리즈에서 서준맘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덕분에 코미디언 박세미는 그 어느 때보다 눈 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발랄하고 귀여운 '서준맘'은 박세미의 캐릭터를 80~90% 녹인 캐릭터라고. 여기에 박세미는 과거 돌잔치 MC로 일하면서 관찰했던 '맘'들의 특징을 디테일하게 반영했다. 육아를 하느라 차게 된 손목보호대, 필수템인 모자 등 외적인 부분은 물론 엄마들의 말투와 감정도 흡수했다. 또 꾸미는 걸 좋아하는 젊은 주부들을 고려, 화려한 네일과 소품들이 추가돼 지금의 '서준맘'이 완성됐다. 그야말로 '디테일의 힘'이었다.

소위 말하는 '공채 타이틀'이 없는 박세미에게 '서준맘'은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였다. 그렇기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피식대학 멤버들에게도 고맙다고. 초반에는 기대보다 큰 반응에 부담감도 느꼈지만, 이제는 그저 즐기려고 한다는 그다. 힘을 받은 박세미는 개인 채널 '안녕하세미'를 오픈한 것은 물론,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며 달려가는 중이다.

박세미는 앞으로 '믿고 보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며, 방송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열정과 끼가 넘치는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서른두 번째 주인공 박세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세미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요즘 '대세' 아닌가. 어떻게 지내고 있나.

▶피식대학, 백마TV 유튜브도 찍고 여러 스케줄도 소화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이번 주에도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있었고, 다다음주까지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 난 항상 바쁘게 살아서 한가했던 적은 없다. 다만 이전에는 내 의지로 쉴 수 있었다면, 이젠 틈을 내 쉬어야 한다.(미소)

-서준맘을 연기하며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는 뜻일 텐데 실감 나는지.

▶요즘 실감한다. 인지도가 크게 없을 때는 촬영을 하러 가도 큰 반응이 없었는데, 최근에 홍대와 대학로에서 거리를 걸어가니 많이들 알아봐 주셔서 지인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더라.(웃음) 또 홍대에서도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어떤 분이 팬이라고 하셔서 신기했다. 부모님도 정말 좋아하신다. 식당을 하시는데 박세미 말고 서준맘이라고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고, 동네를 돌아다닐 때도 서준맘이 딸이라고 소개하신다.(웃음)

-특히 맘카페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

▶나는 가입할 수가 없어서 몰랐는데, 맘카페에서 서준맘의 유행어를 많이 따라 해 주셨다고 들었다. 맘카페에 유튜브 영상이 올라온 뒤 조회수도 높아졌다더라. 너무 감사했다.

-그만큼 서준맘 캐릭터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뜻일 텐데, 캐릭터 연구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서준맘의 80~90%는 나다. 그만큼 나와 비슷하다. 사실 내가 아기 엄마도 아니고 남동생도 없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캐치한 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중2 때부터 시작해서 작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자연스레 관찰하게 되지 않았나 한다. 특히 돌잔치 진행을 오래 하면서 '엄마'들과 교류할 환경이 됐다. 그러면서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거다. 서준맘을 하게 됐을 때도 '아이 엄마들이 공감할 부분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많이들 쓰는 모자를 쓰고, 아기 키우면 팔이 아플 테니 손목 보호대를 하고 그런 거다. 여러 아르바이트 경험들이 내겐 자양분이 됐다.

박세미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용주의 추천으로 '신도시 아재들' 시리즈에 합류하게 됐다고 하던데.

▶사실 내가 공채 타이틀이 없는데도 기회를 줬다. 평소 모습도 많이 봤겠지만, 그만큼 내 능력을 믿어준 거라 고맙다. 아마 그들도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해올 줄 몰랐을 거다. 또 촬영할 때도 마음대로 놀게 해 주고 엄청 밀어줬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시너지가 나서 재밌는 콘텐츠가 만들어진 것 같다.

-대본 구성에도 참여하는지 궁금하다.

▶'신도시 아재들'은 대사가 적힌 대본은 없다.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지는지 흐름 정도만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오는 거다. 나나 해준 오빠 입장에서는 그냥 왔다 갈 수 없으니까 '민폐 끼치지 말자'는 마음에 공부를 해오는데, 피식대학 멤버들도 우리를 말리지 않고 오히려 '너무 잘한다'라고 칭찬해준다. 연기합도 너무 잘 맞는다. 촬영이 거의 '웃참(웃음 참기) 대결'이다.

-시리즈 중 '이혼사유' 편에서 서준맘의 물오른 연기에 감탄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혼사유'도 '조정구가 방 안에서 부부의 싸움을 지켜본다' 정도 구도가 있었고, 대사는 현장에서 얘기하면서 '이런 느낌 괜찮겠다' 싶어 한 게 많았다. 그때 '조정구 싫어, 조정구, 조정구!' 이런 대사를 하는데 나중에 영상을 보니 해준 오빠 표정도 너무 웃기더라.(웃음) 아마 (정해진) 대본이 있었다면 그렇게 날아다니지 못했을 거다.

박세미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최근 서준맘 동생이 새롭게 등장하지 않았나. 앞으로도 세계관이 계속 확장될까.

▶세계관 확장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피식대학의 기획력이 항상 놀라워서 기대가 된다.

-블링블링한 네일과 액세서리, 몸에 붙는 원피스 등 서준맘의 스타일도 화제였다. 본인이 직접 콘셉트를 잡은 건가.

▶맞다. 디테일한 부분을 고민해다가 네일도 블링블링하게 하고, 속눈썹 연장도 했다. 원래도 꾸미는 걸 좋아해서 서준맘 콘셉트를 연구하다 보니 신이 나 옷도 더 사고 그랬다.

-서준맘 캐릭터로 급부상하면서 개인 채널 '안녕하세미'도 개설했더라.

▶서준맘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타고 와서 일상을 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사람들에게 팁을 알려주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걸 콘텐츠로 만드니 '웃으러 왔다가 꿀팁 얻어간다'며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평소에도 사람들이 '공구하면 잘하겠다' 했는데 나에게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미소) 조만간 박세미 본연의 캐릭터로 다이어트 꿀팁도 알려주고 싶다. 노하우가 너무 많다.(웃음)

-등장할 때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게 오히려 부담되지는 않는지.

▶초반에는 그렇기도 했다. '너무 들이대면 질릴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그런데 서준맘이 정말 나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지금은 그냥 즐기려고 한다.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하루의 마무리를 서준맘 영상으로 한다', '요새 누가 서준맘 몰라' 이런 댓글을 달아주실 때 정말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박세미 편②에 계속>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