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남지현 "느리지만 꾸준히, 오인경과 닮았다" [N인터뷰]②

극 중 오인경 역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남지현이 '작은 아씨들'에서 자신이 맡은 오인경 역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9일 tvN 토일드라마 '작은아씨들'이 막을 내렸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화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으며 드라마 '빈센조' '왕이 된 남자' '돈꽃'의 김희원 감독이 연출했다. '작은 아씨들'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현대 한국 사회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오인주(김고은 분), 오인경(남지현 분), 오인혜(박지후 분) 세 자매가 현실에서 시작해 거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있게 자란 세 남매 오인주, 오인경, 오인혜의 현실에서부터 출발했다. 오인주는 회사에서 친하게 지낸 진화영(추자현 분)의 죽음으로 박재상(엄기준 분) 원상아(엄지원 분)의 원령가와 연을 맺는다. 오인경은 사회부 기자로 원령가 비리를 좇는다. 원령가에 대항하는 두 언니와는 반대로 오인혜는 박재상 재단의 돈으로 미국 유학을 계획한다. 박재상과 원상아는 세 남매를 압박하며 조종하려고 하지만 세 남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선다.

배우 남지현은 대쪽 같은 방송사 사회부 기자 오인경으로 분했다. 어린 시절 고모할머니 오혜석(김미숙 분)과의 경험으로 돈에 경계심을 가진 오인경은 모든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원령가의 중심을 향해 대차게 향해 갔다. 그의 뚝심으로 푸른 난초와 정란회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또 박재상(엄기준 분)의 '살인자 얼굴'을 보도하며 세상에 진실을 밝히기도 했다. 비록 그 진실이 힘이 없을지언정 그는 자신이 목표한 바를 끝까지 완수하는 모습으로 짙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만난 남지현은 원령가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대쪽같이 한길을 판 오인경과 자신이 '느리지만 확실하게'라는 철학이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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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김고은, 박지후와 세 자매로 호흡을 맞췄다. 자매지만 각자 다른 캐릭터로 극에 매력을 더했다. 세 사람과 호흡은 어땠고 또 자매의 서로 다른 점을 보면서 공감이 됐나.

▶실제로 언니가 있고 사이가 너무 좋은데 언니와 성격이 정말 다르다. 자매가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인주, 인경, 인혜 관계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결국 세자매는 세자매구나 생각했다. 찍을 때 아쉬운 것은 생각보다 세 자매가 같이 있는 장면이 얼마 없었다는 것이었다. 세 자매가 모여있는 신이 얼마 없어서 현장에서 보면 너무 반가웠다.

-방탄소년단 RM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작은 아씨들'을 캡처해 올리며 '재밌다'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그것을 확인했나.

▶그건 친구가 캡처해서 보여줬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도 놀랐다. 방송 첫 주 하고 나서 주변에서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 학교 때부터 친했던 직장인 친구부터 주변 배우, 감독님, PD님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너무 기뻤다. 점점 갈수록 다음을 궁금해하더라. 발 동동 구르는 리액션을 많이 받아서 즐거웠다.

-'작은 아씨들'을 찍으면서 자신에게 자극은 받은 게 있나.

▶대학교 친구가 오인경 역을 보고 '인경이가 너 아니냐?'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한가지를 꾸준히 하는 게 닮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어떤 점이 나랑 똑같아?'라고 물어봤을 때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의견을 표현하는 거, 그냥 너던데?'라고 하더라. 대학교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 할말이 없었다. 여태까지 했던 역할 중에 가장 안 닮았나 싶었는데 친구가 '다큐인줄'이라고 하더라. 그러고 나서 인경이를 보니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사람, 시작하기 전에는 오래 걸리는데 시작하면 옆에서 뭐라하든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비슷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은 정말 좋았다. 오인경은 단단한 사람이다. 1화~12화까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1단계부터 12단계까지 그것을 다 밟고 가는 아이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에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캐릭터다. 저에게 그런 점이 있을거라고 생각 안 했다가 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오인경과 비교했을 때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보면 되나.

▶저는 빠르게 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아역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성인 연기자로 나오고 나서는 주변 지인 분들과도 어떻게 저의 커리어릴 채워갈 것인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때 선택한 게 '천천히 한발씩 앞으로'다. 꾸준히 가다보면 멀리 가 있겠지, 믿고 가보자는 생각에 그렇게 갔다. '느리지만 확실하게'를 믿으면서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빛을 발하는 게 있다. 천천히 가서 때로는 답답할 수 있지만 천천히 쌓아서 견고하다. 올라갔을 때 본인도 불안하지 않고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성취감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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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은빈과 같은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출신이다. 혹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인가.

▶박은빈 언니와 '로비스트' 드라마에 아역으로 함께 나왔다. 언니가 저보다 3살이 많다. 언니를 항상 응원하고 있었다. 저희 학교가 커리큘럼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만날 수도 있고 못 만날 수도 있었다. 다니고 있다고 전설처럼 소문은 들었다. 우연히 저희 학과 건물도 아닌 계단에서 마주쳤다. 빨리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주쳐서 번호 교환을 할 수도 없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언니 심리학과였으니까 연기하면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다음에 만날 기회가 되면 좋겠다.

-'작은 아씨들'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작은 아씨들' 현장은 앞으로 한두번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즐거운 현장이었다.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모두 최선을 다해 찍었다. 삐그덕 거리는 것 없이 잘 운영되는 현장은 이런 현장이구나 깨달았다.

'작은 아씨들'은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선물같은 드라마였고 도전의 연속이었다.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