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남지현 "오인경 답답해 보일수도…" [N인터뷰]①
극 중 오인경 역
- 안은재 기자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남지현이 '작은 아씨들'에서 자신이 맡은 오인경 역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9일 tvN 토일드라마 '작은아씨들'이 막을 내렸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화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으며 드라마 '빈센조' '왕이 된 남자' '돈꽃'의 김희원 감독이 연출했다. '작은 아씨들'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현대 한국 사회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오인주(김고은 분), 오인경(남지현 분), 오인혜(박지후 분) 세 자매가 현실에서 시작해 거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있게 자란 세 남매 오인주, 오인경, 오인혜의 현실에서부터 출발했다. 오인주는 회사에서 친하게 지낸 진화영(추자현 분)의 죽음으로 박재상(엄기준 분) 원상아(엄지원 분)의 원령가와 연을 맺는다. 오인경은 사회부 기자로 원령가 비리를 좇는다. 원령가에 대항하는 두 언니와는 반대로 오인혜는 박재상 재단의 돈으로 미국 유학을 계획한다. 박재상과 원상아는 세 남매를 압박하며 조종하려고 하지만 세 남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선다.
배우 남지현은 대쪽 같은 방송사 사회부 기자 오인경으로 분했다. 어린 시절 고모할머니 오혜석(김미숙 분)과의 경험으로 돈에 경계심을 가진 오인경은 모든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원령가의 중심을 향해 대차게 향해 갔다. 그의 뚝심으로 푸른 난초와 정란회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또 박재상(엄기준 분)의 '살인자 얼굴'을 보도하며 세상에 진실을 밝히기도 했다. 비록 그 진실이 힘이 없을지언정 그는 자신이 목표한 바를 끝까지 완수하는 모습으로 짙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만난 남지현은 원령가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대쪽같이 한길을 판 오인경과 자신이 '느리지만 확실하게'라는 철학이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작은 아씨들'이 공개되고 낯설고 신기한 반응이 있었나.
▶오인경 캐릭터가 공개되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작품은 모두의 응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드라마를 많이 무서워하셔서 놀랐다. 대본을 알고 봐서 그런지 (저는) 무섭지 않았다.
-극 중에서 오인경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경이가 과거에 겪었던 시간이 있다. 오인주와 나누는 대화에서 나온다. 어릴 때 모두가 부자인데 나만 부유하지 않을 때, 훔친 적이 없는데 도둑이 되어야 했다고 했다. 그때 돈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고 생각했다. (오)인경이가 하는 게 무모해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사람이 하는 선택이 이 사건을 끌고 간다고 생각했다. 결국 원령가는 나쁜 사람들이다. 그 사람을 무너뜨리는 세 자매의 모습에서 인경이 역할이 재밌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연기를 하면서 애드리브가 있었나.
▶대사 어미도 안 바꾸고 그대로 했다. 사건이 점차 커지다보니 (사소한 변화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꼈다. 되도록이면 대사가 그대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건을 쫓아가다보니 애드리브를 칠 게 없었다. 초반에 인주 언니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 게 있다. 박재상 장부 이야기 하다가 인주 언니가 머리카락을 집어 당기는 모습 정도만 애드리브였다. (오)인경이는 정보 전달이 위주여서 애드리브를 넣을 게 별로 없었다.
-실제 본인은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캐릭터 분석 할 때 도움이 됐나.
▶캐릭터 분석할 때 심리학 전공이 특별하게 쓰이지는 않는다. 평소 인생 경험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제 자신을 많이 알수록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작은 아씨들'은 촘촘한 전개를 꾸린 정서경 작기의 힘이 컸다는 평이 있다. 연기에 있어서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나.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7월에 싱가포르 촬영이 있어서 모두 갔는데 저는 안 갔다. 그때 작가님이 불러주셔서 밥을 먹었다. 그때 초반 부분은 작가님이 편집본을 받아서 보고 있었다. 작가님께서 (오)인경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런 면이 생겨나서 흥미로웠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편집본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하지 걱정했는데 너무 좋게 말씀해주셔서 뿌듯했다.
-혹시 작가로부터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나.
▶첫 미팅 때 언뜻 들었다. 감독, 작가님이 공통적으로 (오)인경이 캐릭터가 자신들도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어느 한곳에 치우치는 캐릭터가 아니어서 누군가에게 제안하기 미안했다고 하셨다. 저를 캐스팅한 이유를 물어보니 일단 믿음직하다고 말씀하셨다. 보고 있으면 어떻게든 바른 쪽으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몇가지 더 이야기했는데 그게 가장 인상이 깊었다.
-'작은아씨들'에서 딱딱한 오인경 역을 소화하면서 표정을 통해 인물이 가진 이성적인 모습을 연기를 했다는 평이 있다.
▶오인경을 보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 전에는 밝은 기운이 뿜뿜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오)인경이가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주가 되는 캐릭터는 아니다. 진중하고 정제되어 있는 뜨거운 열정은 가지고 있다. 특히 오인주 앞에서 가장 필터링 안 되는 상태였다. 가장 정제되고 자기 감정 드러내지 않는 게 고모할머니 오혜석이라고 생각했다. 오혜석 할머니와 하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 둘이 거리감 있게 앉아있는 상태에서 대사가 많았다.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극 중에서 회사 선배가 오인경에게 '너 가난하게 자랐니?'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이 외에도 가난을 선명하게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가난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나, 또 본인에게 있어서 가난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되었나.
▶드라마가 가난을 이야기하지만 절망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굉장히 섬세하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배우는 대본을 중심으로 연기한다. 가난을 대하는 세 자매의 태도가 다르다. 작가님도 가난을 단편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느꼈다. 세 명의 입장에서 가난을 보고 있어서 나는 내 입장에 충실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로서 의견을 내는 순간이 몇가지가 있다. 인주, 인경, 인혜는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이다. 실패할 때도 있고 성공할 때도 있고, 복합적으로 이뤄낸다. 모든 가난을 100% 다룰 수 없으니 아쉬운 점이 있지만 작가님께서 가난을 다양하게 다뤄주셨다고 느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하지는 않았다.
<【N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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