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범주 "'슈스케' 후광? 이제 아티스트가 되려 한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스물넷 계범주는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꿈을 찾았고, 사회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대중 앞에 나서 노래하는 달콤함을 맛봤고, 무대 아래에서 느끼는 공허한 쓴맛도 느꼈다. 남들보다 빨리 달려온 24년, 가수 계범주의 목표는 단단했고 열정은 뜨거웠다.

계범주는 지난 12일 두 번째 미니 앨범 '24'를 발표하고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1년 6개월 만에 미니앨범으로 돌아온 그는 앨범 한 장에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스토리텔링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생각보다 앨범 준비 기간이 길었어요. 담고 싶은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죠. '24'라는 앨범 제목처럼 스물넷이라는 나이를 기점으로 뭔가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보통 스물넷이 됐을 때 대학을 졸업하거나 사회 초년생이 될 준비를 하더라고요. 인생의 전환점이 오는 첫 번째 시기가 아닌가 싶었어요. 이 나이 때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감정을 앨범에 담으려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계범주는 발표하는 앨범마다 작곡과 작사에 참여하는 등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과시했다. 이번 앨범 역시 작곡과 작사 등을 도맡아 하며 전 곡을 프로듀싱했다.

"혼자서 곡을 다 쓰는 걸 고집하진 않아요. 좋은 곡이 있다면 언제든 앨범에 넣고 싶었죠. 실제로 곡도 많이 받으러 다녔어요. 앨범 콘셉트 상 담지 못했죠. 전 제 앨범의 가수이자 프로듀서지 작곡가이고 싶진 않아요. 그냥 좋은 앨범은 만들고 싶은 가수로서의 욕심이었죠."

'24'의 트랙리스트는 '미생', '스물넷 때가 타', '노래할 기분이 아니야' 등 계범주의 오늘로 가득 채워졌다. 앨범은 실험적인 사운드와 솔직하고 위트있는 가사로 채워졌고, 계범주는 자신의 매력적인 보이스를 덧입혀 완성도를 높였다.

"언제나 결과물을 만들고 나면 아쉬움이 남죠. 그래도 이번 앨범은 만족도가 높아요. 중간에 한 번 작업해놓은 하드디스크를 날린 적이 있었어요. 복구가 안 됐고 전 트랙을 다 날렸죠. 다시 작업에 들어갔고 이번 앨범은 그렇게 완성됐어요. 최근 반년 안에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들을 모아 곡을 만들었더니 훨씬 더 만족도가 높은 앨범이 탄생했더라고요."

가수 계범주가 가로수길 네일닥터에서 가진 뉴스1스포츠와의 만남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24'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계범주의 이번 앨범은 윤한, 던밀스, 정인 등이 피처링에 참여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레인보우 현영은 작곡가로 작업에 참여했다. 특히 계범주는 정인과 함께 부른 타이틀 곡 '28.5'를 통해 그동안 대중 앞에 많이 보여준 적 없는 달콤한 멜로디를 선사한다.

"제가 그동안 불렀던 노래 중 가장 달달한 곡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시원시원하고 리드미컬하게 부르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28.5'에서는 목소리에 힘을 많이 덜었죠. 제 스스로 한 번쯤 창법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서 그동안의 모습은 과감하게 버렸어요."

가수를 꿈꾸던 때부터 계범주는 정인과 함께 노래해 보는 상상을 했다. 정인과 나란히 노래하는 꿈을 이룬 계범주는 함께 작업하며 다시 한 번 그에게 반했다.

"'28.5'를 작곡하면서 정인 누나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승낙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한참 선배인데도 프로듀서로서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제게 맞춰주셔서 좋았어요. 덕분에 생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죠."

가수 계범주가 가로수길 네일닥터에서 가진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로서의 포부를 드러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여러 뮤지션과 교류하며 다양한 공연 무대에 올랐던 계범주는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컬러를 뚜렷하게 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들은 계범주를 아티스트보다 '슈퍼스타K' 오디션 출신으로 기억했다.

"이제 '슈퍼스타K'의 후광은 많이 없어졌죠. 동네 슈퍼아줌마는 저를 그렇게 알아봐주시더라고요. 또 재밌는 건 앨범을 듣고 절 찾아주시는 분 중에는 '슈퍼스타K'에 나온 저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이제 더 '슈퍼스타K'에 대한 생각은 안 해요. 뜬금없이 나가서 뜬금없이 떨어졌거든요.(웃음)"

계범주가 가는 길을 미련할 만큼 우직했다. 낮은 무대에서 공연하며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땀 냄새를 맡고 싶어 했다. 가수보다 아티스트가 되길 원한다는 그는 배울 게 많아 내년도 즐거울 거라 예상했다. 스물넷 계범주의 오늘은 그렇게 바쁘게 지나가고 있었다.

reddgreen3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