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콘서트 취소 결정 속 이승환 "관객께 미안…공연장서 꼭 뵙길"

가수 이승환/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가수 이승환이 구미시의 콘서트 취소 결정에 "인근 공연장에서 만나도록 스케줄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환은 23일 인스타그램에 "구미 공연 취소 기사 이후 여러 곳에서 공연 유치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이에 3월 말로 투어를 끝내려는 계획을 수정하여 7월까지 'HEAVEN 투어' 이어가겠습니다, ( 고민 중이었습니다. 고민 해결 ) 감사합니다, 구미 관객분들께 미안한 마음 다시 전해 드리며 인근의 공연장에서 꼭 뵐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23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강조하는 공문을 지난 10일 발송하고 유선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자제를 요청했다"며 "이승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미시의 시민 안전에 대한 협조 요청에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감사합니다"란 등의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칠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승환은 인스타그램에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라며 "저희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되어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라며 "현장 경호 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승환은 글과 함께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올렸다. 이 서약서에는 이승환과 소속사의 날인이 되어 있지 않다.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라면서 이는 부당한 요구라고 했다.

이승환은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오해'는 또 무엇인가?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어떤 말도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닌가"라며 호소했다.

이승환은 "35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공연계를 브랜드화, 시스템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라며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