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구미시 일방적 공연 취소에 법적대응"…홈피 항의까지(종합)
- 황미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이승환이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팬들의 구미시 측에 대한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김장호 구미시장은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강조하는 공문을 지난 10일 발송하고 유선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자제를 요청했다"며 "이승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환 씨는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며 "구미시의 시민안전에 대한 협조요청에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감사합니다"란 등의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구미시장의 이승환 콘서트 대관 취소에 이승환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라며 "저희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되어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라며 "현장 경호 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승환은 글과 함께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올렸다. 이 서약서에는 이승환과 소속사의 날인이 되어 있지 않다.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라며 "구미시장의 2024. 12. 23. 대관 취소 기자회견에서 이를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회관은 2024. 12. 20. 공연 기획사에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서약서(첨부 그림 참조)에 날인할 것을 요구하였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관 규정 및 사용 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 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024. 12. 22.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며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2024. 12. 22. 회관 측에 서명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승환은 "'선동'의 사전적 정의는 '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다"라며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오해'는 또 무엇인가?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어떤 말도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닌가"라며 호소했다.
이승환은 "35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공연계를 브랜드화, 시스템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라며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팬이 피해를 보았다"라며 "티켓 비용뿐만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도 있을 것,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날 공연을 보겠다 기대하였던 일상이 취소되었다"라며 "대신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승환의 글에는 구미시를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구미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으로 이렇게 화나고 억울하기는 처음"이라며 응원한다는 글을 달았고 대다수 네티즌은 "민주주의 국가가 맞냐"고 댓글을 남겼다.
이후 구미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도 '구미시의 일방적인 콘서트 취소는 없어야 한다' '구미시에 실망이다' 등의 글이 올라오며 콘서트 대관 취소에 항의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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