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셰프 "예전엔 국자·뚜껑으로 맞아…남자들과 섞이려 담배 피운 적도"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흑백요리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정지선 셰프가 혹독했던 과거 주방 생활을 떠올렸다.
지난 17일 '비보티비' 유튜브 채널에는 '나 셰프해도 될까? 송쎄오 인생 첫 전을 맛본 정지선의 반응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정지선은 "중국 요리를 시작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단순하게 생각하면 남들이 안 해서"라고 말했다.
송은이가 "중식 주방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자 정지선은 "여자분들이 주방에서 일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 (22년 전에는) 너무 심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상업학교를 다니면서 컴퓨터 관련된 자격을 따는 게 너무 재미없었다. 고등학교 때 요리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다 자격증을 따고 있는데 '앞으로 난 뭐하지?' 하다가 요리하는 게 재밌어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겹거나 그만둬야겠다는 생각한 적 있냐"고 묻자 "그런 것보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왜 계속하면 할수록 내가 완벽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 그래서 계속 파고 들어서 유학까지 가게 됐다"라고 했다.
이날 한 시청자는 중식계의 뉴(New) 여신이 되고 싶다고 밝히며 "웍질은 무겁고 서툴고 저 말고는 다 남자 셰프님들이다. 다들 친절하지만 잘 섞이지 못하는 것 같아 고민이다. 중식 셰프로서 갖춰야 할 덕목과 힘들었던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조언 부탁드린다"라고 요청했다.
정지선은 "저도 그랬다. 섞이지 않더라. 섞이려면 담배를 피워야겠더라. 쉬는 시간에 '다 같이 한 대 피고 오자' 이러면서 우르르 나간다. 근데 저는 담배를 안 피우지 않나. 그럼 그 시간에 일을 했다. 너무 억울하더라. '나도 담배를 피워야겠다' 싶어서 피웠는데 천식이 있어 담배를 못 피운다. 시도는 했는데 안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들 담배를 피우러 가면 저는 마트에 가서 담배를 샀다. 차곡차곡 모아서 그걸 한 달에 한 번씩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팔거나 한 번에 속 시원하게 버렸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섞일 수 있었냐는 물음에 정지선은 "그때는 그냥 버티는 게 중요했다. (주방에서) 국자로도 맞고 뚜껑으로도 맞았다. 한 번은 그걸 봤다. 주방장님이 웍을 돌리다가 화가 나서 웍을 집어 던졌다. 그만큼 되게 주방이 무서웠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진짜 무섭다는 생각과 진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친구도 마인드가 너무 좋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남자 셰프님들에 비해서 여자 셰프가 너무 없다 보니까 요리를 잘하든가, 대회를 나가든가, 석사 박사를 하든가. 그들보다 유식해져야 한다. 기본이다. 왜냐하면 체력이 안 된다. 그걸 이기려면 머리가 똑똑해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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