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거친 발언' 사라졌지만 여전히 '거침' 없었다 "변호사비 20억·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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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욕설 등 거친 발언은 없었지만, 여전히 거침도 없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어도어 대표직을 유지하게 된 민희진 대표 이야기다.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애초 5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민 대표가 "질문을 더 받고 싶다"고 희망해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2차 회견에서의 민 대표 모습은 1차 회견 때와 180도 달랐다. 1차 회견 당시 모자를 쓴 채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던 반면 2차 회견에는 노란 카디건에 단정하게 묶은 헤어스타일, 옅은 메이크업을 한 채 등장했다.

2차 회견이 시작되기 전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장소가 협소한 탓에 회견 시작 2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취재진이 모였고 1차 회견 때와 당시 민 대표의 거침 없는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와 우려가 섞인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나 민 대표는 이날 미소를 머금은 채 등장, 시종일관 차분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애썼다. 그럼에도 일부 질문에 거침없는 발언들도 나왔다. 그의 몇몇 답변에는 기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아날 민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을 언급하며 "나는 (이 결과를) 너무 자신했다, 내가 나를 아니까"라며 "부대표와 늘 '희대의 촌극이다'라고 얘기 나눴다, 예전부터 넷플릭스 등 여러 곳에서 다큐 제안이 있었지만 내가 이룬 것도 없는데 무슨 다큐냐 싶었다, 그런데 '이건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이날 민 대표는 답변 도중 질문과 다소 벗어난 방향으로 향하기도 했다. 이에 곁에 있던 변호사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자 "죄송하다, 나이를 먹다 보니까 원래 질문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며 "예전에 엄마가 사람들 성도 잘 못 외우는 것을 보고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다 이해가 된다, 내가 또 ADHD가 조금 있기도 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 과정에서 방탄소년단, 아일릿, 르세라핌 등이 언급되며 상처를 입은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상처는 제가 제일 많이 받았다"라며 "저 ENTP다"라며 돌연 자신의 MBTI를 공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하이브와의 관계에 대해 답변하면서 "내가 인센티브 20억 받았다고 알려지지 않았나, 그런데 변호사비로 다 나갔다"라며 곁에 있던 변호사까지 웃음을 터지게 했다. 민 대표는 "이분들이 얼마나 비싼 분들인지 아냐, 20억 원은 수임료로 벌써 다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너무 피곤하다, 이 분쟁을 길게 끌고 싶지 않다"라며 "하이브도 쓸데없는 분쟁에 돈을 쓸 필요가 없다"며 미래를 위해 모색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가 열렸고,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들인 신 모 부대표 및 김 모 이사 등 2인에 대한 해임안과 신규 사내이사 3인 선임안이 통과됐다. 신 부대표와 김 이사는 민희진 대표의 측근들로 알려졌으며, 새 사내이사로 선임된 3인은 하이브의 임원들인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다.

하이브는 이미 밝힌 대로, 해당 임시주총에선 민 대표의 해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당초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계획이었으나, 5월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가 민희진 대표가 최근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민 대표는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7.8%, 민 대표의 측근들이 2.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어도어 대주주인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하이브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도어 이사회를 하이브 측 인사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어도어의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hmh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