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과 다른 '조명가게'…'떡밥' 회수까지 정주행할까, 말까 [OTT 화제작]
디즈니+ 조명가게 리뷰
- 윤효정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내가 보이니?" "저 사람이 보여요?"</strong>
오랜 공포물 클리셰 대사가 여러 번 반복된다. 눈에 보이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그리고 의문의 '조명 가게'. 곳곳에 있는 '떡밥'(힌트)을 잘 봐둬야 강렬한 결말을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무빙'과는 다른, 어둡고 무서우며, 가게 안에 들어가는 게 쉽지만은 않은 '조명 가게'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4일 8부작 드라마 '조명가게'(극본 강풀/연출 김희원)를 1회부터 4회까지 공개했다. '조명가게'는 무빙'을 통해 디즈니+ 콘텐츠 최고 흥행을 기록한 강풀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등 인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관심을 받았다.
이에 '무빙'과의 비교, 공개 전부터 흥행 성적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강풀 작가가 "'무빙'은 초능력 히어로물이어서 진입 장벽이 낮은데 '조명가게'는 호러이자 스릴러이자 멜로다, 조금 더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가는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장르적 색채와 이야기 전개 방식이 명확하게 다르다. '무빙'이 OTT 플랫폼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20부작의 대서사로 각 인물을 깊이 파고든 것과 달리, 조명가게'는 8부작에 40분대 러닝타임이라는 점도 큰 차이다.
이미 공개된 4회까지에서는 먼저 매일 버스 정류장에서 같은 여자를 만나는 현민(엄태구 분),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자꾸 조명이 꺼져 어둠에 휩싸이는 선해(김민하 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상한 사람들을 마주치고 공포에 떠는 현주(신은수 분)와 골목길에 갇힌 지웅(김기해 분)이 겪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펼쳐진다. 현민은 자신이 도움을 주고자 했던 지영(김설현 분)의 손바닥에 손톱이 있는 것을 알게 돼 그녀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고, 선해 역시 집안의 불이 자꾸 꺼지는 이유가 어둠 속에 숨고 싶어 했던 의문의 존재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주와 지웅도 어두운 골목길에서 각각 혜원(김선화 분)과 지영을 만나 두려움에 빠졌다.
강풀 작가는 오히려 웹툰에서 다루지 못했던 것들을 드라마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원작 팬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모든 서사의 결말이 후반부에 몰아서 풀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원작 팬들에게는 보다 더 살아있는 그림이 되어 완성된 드라마 '조명가게'가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법하다.
다만 원작을 모른 채 '조명가게'를 접한 시청자에게는 인물마다 이야기가 모이지 않고 따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궁금증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은 어두운 분위기 속 호러 장르적 재미다. 큰 키와 기괴한 걸음걸이를 골목을 걷는 혜원, 온몸에서 물을 뿜어내는 승원(박혁권 분)의 신 등이 그 예다. 기묘한 장면의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쌓고 4회까지 참고 보면 각각 흩어졌던 이야기를 한곳에 모으는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5회부터는 인물들이 각각 처했던 공포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풀어낼 예정이다. 시청자들이 '중도하차'할 것인지, 끝까지 '정주행'해서 드라마 곳곳에 숨어 있는 복선과 힌트를 다시 찾아보는 '역주행'까지 할 것인지는 4회 엔딩에서 판가름 난다.
배우 김희원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조명가게'. 김희원 감독은 원작을 콘티 삼아 실사화에 힘을 줬다. 감독의 개성보다 이야기를 강조하는 안정적인 연출이다.
8회까지 전편이 공개되면 '조명가게'가 시즌2 제작을 확정한 '무빙'과 세계관을 공유할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형사(배성우 분)는 '무빙'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디즈니+ K 콘텐츠 최초의 '강풀 유니버스'가 펼쳐질지도 궁금해진다.
'조명가게' 5회와 6회는 11일 , 7회와 8회는 18일 각각 공개된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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