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우울한 감정 매일 느껴…화낼 땐 까무러칠 정도로 폭발" 고백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배우 김승수가 우울감을 고백했다.
1일 방송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김승수와 허경환이 심리 상담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승수는 "아버지가 여섯 살 때 돌아가셨다. 사실 아버지가 계실 때는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다가 삶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을 겪기 시작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렸을 때인데 죽음에 대해 인지를 못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친척이나 주변 분들이 어린애한테 걱정스럽게 '앞으로 네가 엄마한테 잘해야 해' 그런 얘기를 무심결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승수가 사전에 작성한 문장 완성 검사지에서 '내 삶에서 가장 슬픈 기억은'이라는 질문에 '내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너무 무거워 힘들었을 때'라고 적었다.
김승수는 "숱하게 계속 들으면서 자라왔고 저는 그걸 스트레스라기보다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진짜로 내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해야지' 그런 걸 늘 겪어왔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 해', '내가 잘 해내야 해'라고 생각해서 뭔가 일이 있으면 무조건 다 해내려 했다"라고 털어놨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 연락처가 몇 명이냐는 질문에 그는 "한 2000명 정도? 속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창피하게도 0명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즈니스 말고 친구 관계로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여태까지 성인이 돼서 일하면서 모든 결정을 단 한 번도 누구와 상의한 적 없다. 전부다 저 혼자 생각하고 결정 내리고 실행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언을 받아서 했을 때 후회가 되거나 할 때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그냥 내가 결정하고 내가 후회하고 내가 떠안는 게 낫지, 약간 제 속내를 내비치면 스스로 기대는 성향이 돼 나약해지지는 않을까.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상담사는 "인간이 기계가 아니다 보니까 너무 노력하다 보면 심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승수는 "매일 우울하냐"는 질문에 "우울한 감정은 매일 한 번씩 든다. 조금 심하게 올 때는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깜짝 놀란 게 음악을 되게 좋아한다.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음악을 완전히 끊었다. 할 일이 많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은데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치유되는 느낌도 나는데 감수성이 좀 예민해지더라. 음악을 일부러 안 들으려고 한다. 어떨 때는 음악을 모르고 들었다가 해 질 녘에 노을을 보다가 갑자기 편지 써놓고 그냥 어디로 가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이러면 안 되겠다 싶더라. 차 안에서도 매니저, 스타일리스트한테도 '미안한데 음악 틀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라면서 음악을 듣지 않은 건 17~18년 정도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감정 표출이 너무 억압돼 있다. 울어본 건 언제냐"라는 질문에 "고등학교 이후로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좋은 일이 생겨도 감정적으로 좋은 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더라. 기분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이 생기면 '좋아지겠네'라고 생각하게 되고 슬프고 괴로운 일이 생겨도 '그냥 안 좋은 일이지 뭐' 싶고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떨 때는 엄청 화가 나는데 '그냥 웃는 게 낫지' 하고 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제가 화를 내게 되면 화를 본 사람들이 너무 경악할 정도로 깜짝 놀란다. 굉장하게 폭발한다"라고 밝혔다.
김승수는 "2년 전 촬영 중에 의상이 연결이 안 되어서 중요한 신 촬영에 큰 지장이 생겼다. 스타일리스트, 매니저가 까무러칠 정도로 폭발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임계점에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다가 제 원래 행동이 아닌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다른 때보다 심하게 올 때도 있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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