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이 '킥'…'강남 비-사이드'가 끓이는 김치찌개는 다를까 [OTT 화제작]
- 김민지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흔하디흔한 마약 수사극 '강남 비-사이드'는 시청자들에게 '맛있는 김치찌개'로 기억될 수 있을까.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극본 주원규 박누리/연출 박누리)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다. 화려한 도시 강남의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사건들을 조명하며 신선한 충격과 독보적인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해 기대감을 높인다.
총 8부작인 이 작품은 이달 6일 1~2회 공개를 시작으로, 27일까지 매주 수요일 2회씩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최근 1, 2회를 취재진에게 사전 공개한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 클럽에서 에이스로 통하는 김재희(제니/김형서 분)의 실종 사건으로 시작된다. 김재희는 클럽에서 손님들과 있던 중 본인을 급히 찾는 문자를 본 뒤 도망치고, 동료 정화에게도 바로 탈출하라고 한다. 그 후 재희는 자신을 쫓는 클럽 MD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하지만, 정화는 결국 잡히고 만다. 두 사람을 관리하는 포주 윤길호(지창욱 분)는 두 사람을 찾으려 애쓰고, 그 사이 강남 화류계 사람들은 그들의 범죄 증거를 갖고 있는 재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한편 강동우(조우진 분)는 투철한 정의감과 날카로운 판단력을 지닌 행동파 형사로, 3년 전 경찰이 연루된 마약 사건을 파헤쳤다가 동료들 사이에서 왕따가 된다. 이후 지방에서 일하던 그는 청장으로부터 강남서에 복귀해 마약 카르텔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김재희 실종 사건을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강동우는 딸에게 '베프'인 김재희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가 실종된 여성과 동일인물인 걸 알게 된 뒤 본격적으로 추적에 나선다.
그사이 정화는 호텔에서 살해당하고, 윤길호는 그의 시체를 발견한 뒤 강남역에 갖다 놔 사건을 키운다. 검찰과 경찰은 사건을 추적하던 중 강남역 CCTV에 찍힌 윤길호를 발견하고 쫓는다. 빌런 노준서는 윤길호가 김재희를 숨겼다고 의심하고, MD를 사주해 찾아내려 한다. 하지만 정화의 사망으로 독이 바짝 오른 윤길호는 협조하기는커녕 그를 공격하려 하는데, 이를 눈치챈 노준서가 오히려 '역공'한다. 싸움 중 칼에 찔린 윤길호는 위기에 빠지고, 강동우가 도주를 돕는다. 이후 노준서와 엮여있는 비리 경찰들이 판을 짠 뒤 윤길호를 검거하려 하지만 강동우가 이를 막고, 그 사이 윤길호는 한강에 빠지며 행방불명된다.
마약 카르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가 주인공인 '강남 비-사이드'는 그동안 보아온 흔한 '마약 수사극'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카르텔로 얽히고설킨 화류계 사람들, 이를 비호해주는 비리 경찰과 검찰, 그들을 쫓는 정의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전혀 새롭지 않게 다가온다. 하지만 '돌아이 포주' 윤길호가 강남을 휘젓는 순간,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주 노릇을 하면서도 아가씨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것은 참지 못하고, 양아치들의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본인이 관리하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윤길호의 모습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적이다. 그러나 덕분에 윤길호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지고, 극 몰입도가 확 높아진다.
시청자들은 흔한 소재로 잘 만든 드라마들을 '잘 끓인 김치찌개'에 비유한다. 평범한 재료라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잘 만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비유한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남 비-사이드'는 잘 만든 김치찌개가 될 조짐을 보인다. 극을 정의로운 강동우와 빌런 노준서의 대치로 단순하게 전개하지 않고,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윤길호를 투입해 스토리를 다면적으로 풀어낸다. 덕분에 '강남 비-사이드'는 순식간에 시청자들을 극 안으로 이끈다. 여기에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없는 검사 민서진(하윤경 분) 역시 극에서 존재감을 발산할 것으로 보여 흥미를 높인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눈에 띈다.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를 '제 것'으로 소화하는 조우진은 팍팍한 사회생활로 인해 권태로워졌음에도 투철한 정의감을 놓치 않는 형사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지창욱의 변신도 놀랍다. 그는 강남 일대를 휘어잡은 무법자이자 스스로 살해 용의선상에 오른 미스터리한 브로커를 연기하며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준다. '사건의 시작점'이 된 김형서는 초반부터 강렬한 연기를 통해 극을 압도한다. 전체적으로 극을 시청할 때 방해되는 '연기 구멍'이 없다.
'강남 비-사이드' 1~2회는 빠른 호흡으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넥스트'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에 남은 회차에서도 탄탄하게 전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청자들에게 '강남 비-사이드'가 '잘 끓인 김치찌개'로 남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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