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명서현·장모 압박에 은퇴…고부갈등 심해 母 은퇴식 못불러" 오열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전 축구선수 정대세가 아내와 장모님의 눈치를 보느라 모친을 은퇴식에 부르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20일 방송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정대세, 명서현 부부가 고부갈등 문제로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명서현이 "왜 나를 이해 못 해줘? 내가 대단한 거 원하는 거 아니잖아. 10년 동안 나는 내 인생을 안 살았다. 늘 경기에 질까 봐 불안했고 실제로 경기에 지면 집이 냉동고처럼 다 얼어붙었다. 당신도 물론 힘들었겠지. 근데 나도 많이 참고 숨죽이면서 살았다. 그거에 대해선 알아주지도 않잖아. 내가 힘들고 그런 고민이 있을 때 남편으로서 '힘들었겠네' '괜찮아?' 한마디 해주길 바란 것뿐이다. 그게 그렇게 힘들어?"라며 운동선수 아내로서 견뎌야 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러자 정대세는 "서현이만 힘든 거 아니야. 서현이는 서현이 인생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도 나대로 포기한 게 많다"며 그간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꺼내 보였다.

38세에 축구선수를 은퇴한 정대세는 "내가 한국에 들어온 이유는 서현이와 장모님이 원해서였다. 눈치 봐서 은퇴한 거다. 그게 아니었으면 3부리그 4부리그라도 돈을 받을 수 있는 한 난 축구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명서현은 당황하며 "아니잖아. 이미 얘기를 마친 상태에서 온 건데 왜 지금 와서 나랑 엄마 때문이라고 말해. 앞뒤가 안 맞다"고 따졌다.

정대세는 "은퇴를 망설이고 있었을 때 서현이와 장모님의 태도를 보고 마지막 2년 동안 내가 어떤 마음으로 축구를 뛰었는지 알아?"라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서현이한테 따진 적 없잖아. 결혼생활이란 게 그런 거 아냐? 당신도 내 마음 헤아리고, 나도 당신 마음 헤아리고. 결국에 나는 은퇴하는 날 어머니를 못 불렀다. 30년간 축구해오면서 어머니가 계속 그렇게 고생하셨는데"라며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명서현이 "부르면 되지 누가 부르지 말라고 했냐"고 묻자, 정대세는 "서현이 눈치 보여서 안 부른 거다. 서현이와 어머니가 마주치면 눈치가 보여서 내가 어떤 기분으로 은퇴하겠나. 그래서 못 불렀다"고 답했다.

명서현이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데?"라며 자신을 괴롭힌 시모가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정대세는 "그래도 이게 내 마음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내가 한 번도 따진 적 없잖아"라고 했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정대세는 이후 인터뷰에서 "은퇴 결심은 제가 했으니까 서현이한테 따지고 싶지 않았다. (고부갈등 때문에) 당연히 어머니는 은퇴식에 못 불렀고"라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저 한국에 들어올 때 포기한 거 진짜 많았다. 근데 서현이는 자기가 포기한 것만 얘기한다. 제가 힘든 건 서현이가 알아주지 않는다. 압박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서현이와 장모님이 원한 건 한국에 들어와서 사는 거였는데 저는 솔직히 축구를 계속하고 싶었다. 불러주는 팀도 있었고 생활하기에 충분한 연봉을 주는 팀도 있었는데 그때 서현이는 '할 거면 혼자 해, 우리 가족은 이제 한국에 들어가니까' 그랬었다.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아서 서현이는 무조건 은퇴를 바란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30년 동안 저를 축구선수로 키워준 어머니를 은퇴식에 부르지 못했을 때 어머니가 느꼈을 배신감을 생각하면 자책감이 엄습했다"고 고백했다.

정대세의 속마음을 처음들은 명서현은 "대세 씨가 마지막 2년은 정말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옆에서 보면서 보고 있는 나도 힘든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가장의 무게를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서 말한 건데 대세 씨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