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현 "정치하는 나 때문에 죽을 뻔한 아내…출산 중 출혈로 수혈 10팩"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이 정치 입문 후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줬다고 털어놨다.
9일 선공개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는 유정현이 게스트로 출연해 '낙선하고 보니 아나운서가 제일 쉽더라'라는 주제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유정현은 "아나운서가 쉬웠다기보다는 프리랜서를 해서 나가보니까 사람들이 방송국은 정글이고 밖은 지옥이라는 얘기가 실감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나운서를 할 때는 저한테 누가 사기를 친다거나 저를 꾀어서 뭘 하겠다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는데 막상 프리랜서를 하고 방송을 왕성히 하고 CF도 몇 편을 찍다 보니 저한테 먼저 접근하는 사람들의 최소한 반수 이상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아나운서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외모가. 저는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었지만 약간 제비상, 기생 오라버니 같다는 얘기나 참 예쁘게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했다.
유정현은 정치 입문 계기에 대해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방송을 왕성하게 하면서 제 마음속에는 사실 교만함이 있었던 거 같다.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둘러보니까 정치 쪽에서도 저한테 조금은 관심이 있고. 저도 언젠가 한 번은 나라를 위해서 일할 기회가 나한테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쉽게 됐다. 선거 운동을 4~5개월 하고 국회의원을 했으니까. 제 마음속에 항상 미안함과 죄송함이 있는 게 저 때문에 집사람이 죽을 뻔했다. 첫째를 너무 쉽게 낳았다. 제가 매일 일찍 들어가서 2시간씩 한겨울이지만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그랬었다. 아내 마음속에는 나는 애를 쉽게 낳을 수 있는 체질인가 보다 한 거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선거가 2008년 4월인데 아들은 2월생이다. 집사람은 선거운동을 도와줄 수 없었고 서너 살짜리 딸을 데리고 같이 생활하며 산책, 운동도 안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왔더라. '내일모레쯤 애가 나올 거 같으니까 그때 와서 아기 얼굴 보고 가라'더라. 두세 달을 못 보다가 아기 낳는 걸 보러 갔는데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어떻게든 방송을 그만두고 나갔는데 혹시 나 때문에 시간을 빼앗겨서 선거운동을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 온갖 힘을 줬다"라고 말했다.
유정현은 "체력이 뒷받침됐을 때 애가 순풍 나오는 건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하니까 조금 문제가 생겼다. 처음엔 그게 문제인지 몰랐다. 아내의 출혈이 멈추지 않더라. 수혈을 10팩 했다. 그때 사실은 죽는다고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깨어나고 더 잘 해주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아내한테 다른 사람들보다 굉장히 가정적인 편이지만 그거 때문에 더 가정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후 유정현은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후 19대 국회의원에 도전하려 했지만 공천받지 못하게 됐다고 밝히며 "집사람도 많이 억울해하고 속상해했다. 어떻게 세상이 이럴 수가 있느냐면서. 그 아픔보다 더 큰 건 아내에게 '사모님'이라 부르며 가깝게 지내던 당원분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아기 엄마 잘 지내지?' 하더라. 아내가 막 울더라"라며 울컥했다.
유정현은 "혹시 기회가 되면 다시 정치를 하고 싶냐"는 사유리의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내를 향해 "열심히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그래도 부족한 게 많은 게 나인 거 같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 아이들도 떠날 수밖에 없는데 잘 살자"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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