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 "'백설공주' 종영…여친과 이별한 느낌"[N인터뷰]①

극 중 노상철 역

사진=(주)애닉

"이렇게 드라마를 재밌게 본 적은 처음이었죠, 두 달 정도 사귀는 사람처럼 깊이 빠져들었고, 사람과 이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고준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4일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가 종영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배우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 등이 출연했다.

고준은 극 중에서 고정우(변요한 분)를 돕는 형사 노상철로 분했다. 노상철은 과잉 진압 논란으로 무천 경찰서로 좌천된 열혈 형사로 자신 때문에 예비 신부가 희생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고준은 극 중에서 변요한의 톡톡한 조력자로서 역할 하며 미스터리함을 풀어나갔다. 그는 굳어닌 '악역' 이미지가 아닌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로 눈도장을 찍으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은 독일 유명 인기 스릴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총 50분 16부작 편성됐으나, 방송국에서 65분 편성되면서 14부작으로 방영됐다. 1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으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마지막 회 8.8%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고준을 만났다. 직접 만난 그는 장난기 많은 표정과 친근한 말투로 그간 봐왔던 '악역' 이미지와는 정반대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종영 소감은.

▶마치 헤어진 여자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뭉클하기도 하고 아쉽고, 실연당한 것 같았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나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이렇게 드라마를 재밌게 본 적은 처음이었다. 두 달 정도 사귀는 사람처럼 깊이 빠져들었고, 사람과 이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작이 재미있었는데, 원작을 읽어봤나.

▶책 2권을 집에 가지고 있었지만 읽지 않았다. 원작을 따라가게 될까 봐, 또는 원작에 누가 될까 봐 일부러 안 읽었다. 원작이 너무 재미있고, 드라마도 너무 잘 나와서 놀랐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고, 이미 팬덤도 형성되어 있어서 잘못하면 욕을 먹지 않을까 걱정했다. 두 형사 캐릭터를 한 명으로 합친 설정도 겁이 났고, 이들의 감성을 제대로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또 외국 드라마를 한국화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큰 부담이 있었다.

사진=(주)애닉

-방송을 보면서 감탄했던 부분이 있었나.

▶대본에서도 엔딩이 좋았는데, 방송에서도 역시 엔딩 맛집이었다. 항상 방영 중에 다음 회차가 더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다음 화가 기대됐다. 본방 사수 추천했더니 많은 분이 연락이 와서 컴플레인이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멈출 수 없다는 얘기들을 들었다.

-성적표나 반응에 대해 만족하나.

▶평소에 걱정이 많고 염세적인 편인데, 함께한 동료들이 '으쌰으쌰' 하자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었다. 이번 작품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정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그런 갈증을 해소해 줬다. 시청률은 처음 예상보다 더 높게 기대했지만, 올림픽 이후 첫 시청률이 2%대였고, 마지막에는 4배로 끝났다. 지인들이 진심으로 재밌다고 했고, 특히 '팩폭'(팩트 폭력)으로 유명한 여동생이 재밌다고 해서 반응이 좋다는 걸 느꼈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14부작이라는 핸디캡이 있지 않았나.

-팀워크는 어땠나.

▶변영주 감독님의 따뜻한 리더십 덕분에 팀이 잘 뭉쳤다. 전쟁터 같은 환경에서도 함께 있으면 안식처 같았다. 후배들도 선배들과 편안하게 지냈고, 저 역시 (나이대가)중상위권 나이지만 선배들과의 관계가 따뜻했다. 보라는 연기 천재 같았고, 본능적으로 예뻐하게 됐다.

<【N인터뷰】②에 이어>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