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격전지서 비상…변요한, '백설공주' 끌어올린 저력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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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4일 14부작으로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의 흥행은 작품만큼이나 반전에 가까웠다. 2년 전 촬영이 끝난 작품인 데다 뒤늦게 편성되면서 트렌드 변화가 빠른 드라마 시장에서 방영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작품이었다. 스릴러라는 장르 또한 대중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이 또한 우려가 컸지만, 시간이 지나도 웰메이드의 기준과 작품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백설공주'는 앞서 한달 먼저 방송을 시작해 시청층을 확보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를 경쟁작으로 만나면서 초반부터 차이 나는 성적으로 출발했다. 이미 13%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을 기록 중이었던 '굿파트너'를 상대로 첫 방송이 2.8%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를 타다 11회에서 8%대를 돌파했고, 마지막회인 14회가 8.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입소문 흥행의 힘을 증명했다. 비슷한 시간대 방영작이자 기대작이었던 tvN 토일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또한 제치면서 흥행작 입지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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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에 비해 시청률이 3배 이상 뛴 '백설공주' 흥행의 일등공신은 단연 주연 변요한으로 꼽힌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리는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주인공 고정우가 전면에서 과거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조다. 원톱 주연에 선 변요한은 극 중 많은 인물들 사이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집단적 음모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악행을 합리화하는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의 민낯과 마주한 고정우의 혼란과 분노가 커질수록 시청자들도 더욱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변요한이 맡은 고정우가 연기가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더욱 호평이 이어졌다. 극 초반부터 묵묵히 갖은 핍박과 모멸감을 감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고정우에 대입시키며 몰입도를 이끈 것은 물론, 방영 내내 누명을 쓴 억울함과 괴로운 고통이 있는 캐릭터를 탁월한 강약 조절로 풀어냈다. 하수구 아래서 친구의 백골 시실을 발견한 뒤 목놓아 오열하는 장면과 마지막회 모든 배후에 믿고 따랐던 경찰서장 현구탁(권해효 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분노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자기 자식만 아니면 고정우 하나쯤은 망가뜨려도 된다는 어른들의 이기심이 드러날수록 더욱 처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매회 분노와 울분을 터트려야 하는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이를 과하지 않게 표현한, 노련한 연기력을 보여준 열연을 두고 연말 '연기대상'에서의 수상 또한 기대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백설공주'는 마지막 회까지 군더더기 없는 엔딩으로 '용두용미'라는 호평을 받았고, 변요한은 인생작과 흥행작을 추가했다. 그가 올해에만 연기로 연달아 호평받은 작품만 세 작품이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와 '삼식이 삼촌'에 이어 '백설공주'까지 배우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결실을 맺었다. 올해 공개한 세 작품뿐만 아니라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폭넓은 스펙트럼 또한 보여준 그였지만, 원톱으로 끌어간 주연작인 '백설공주'로 이룬 성과가 단연 돋보인다. 배우로서도 연기 진정성이 주목받은 것은 물론, 치열한 시청률 격전지에서 상승세를 이루며 유종의 미를 거둔 점이 더욱 의미가 있다. 연출자인 변영주 감독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몇몇 배우들의 출세작으로 대표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희망했던 만큼, 대표작을 추가한 변요한의 배우로서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