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or 불호? 신민아·정해인·신현빈 新로코 어땠나 [N초점]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가을 '여심'을 사로잡을 새로운 로코(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의 대전이 시작됐다. 배우 정해인, 정소민, 신현빈, 문상민 그리고 신민아와 김영대 등 인기 스타들이 매력을 발산했다. 더불어 '첫사랑' 로맨스와 '클리셰'를 비튼 로맨스, 계산기 두드리는 '손익제로' 로맨스 등 각각의 차별 포인트를 강조한 로코 신작들을 살펴봤다.
◇ 아직은 미지근한 '엄마친구아들'
지난 17일 가장 먼저 시청자와 만난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극본 신하은/연출 유제원)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 하려는 여자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친구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 배우 정해인과 정소민이 주인공을 맡고 '갯마을 차차차'로 사랑을 받은 유제원 감독과 신하은 작가가 의기투합한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스와 특히 잘 어울리는 배우들의 만남이다. 최근 더 많은 로맨스에서 강세를 보이는 '첫사랑'과 '힐링' 코드를 더한 드라마인 점도 강점. 정해인은 멜로 경험은 있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로코'에도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극 중 승효 역의 정해인은 능글맞은 면모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정소민도 인생의 위기를 맞은 '엄친딸'의 복잡한 마음, 그럼에도 씩씩한 K 장녀 석류다운 모습으로 초반부 가장 큰 분량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이 드라마가 강조한, 오랜 친구 사이에서 나오는 케미스트리는 아직 힘을 못 쓰는 느낌이다. 수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라는 설정 때문일까. 볼 것 못 볼 것 다 본 남녀 사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다가, 아직은 '친한 척' 같은 어색함이 느껴지는 두 사람이다. 또한 젊은 건축가가 겪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성실함과 능력을 바탕으로 잘 나갔던 엄친딸이 겪는 슬럼프는 전형적이고 얕아서 캐릭터의 매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4회에서 석류를 짝사랑했던 승효의 과거와 함께, 이성적인 텐션이 시작되며 쫄깃한 긴장감을 안긴 것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시청률 추이도 좋다. 4.9%(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6.6%까지 상승한 것이다. 앞으로의 이야기에 관심이 모인다.
◇ '로맨스에 충실'한 '새벽 두 시의 신데렐라'
'새벽 2시의 신데렐라'(극본 오은지/연출 서민정)는 채널A와 쿠팡플레이를 통해 토, 일요일 방송되고 있다. 나만 바라보는 완벽한 연하 재벌남 주원(문상민 분)과 헤어지려는 극현실주의 능력녀 윤서(신현빈 분)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차별점은 연애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닌, 강제로 헤어지면서 시작되는 로맨스라는 이야기다. 로맨스 클리셰와 클리셰를 비튼 '역 클리셰'가 번갈아 나오며 반전의 재미를 안긴다. 평범한 여주인공이 회사에서 만난 부하직원과 만나 '사내연애'의 짜릿한 재미, 알고 보니 '재벌'이었던 전남친의 끝없는 구애가 설렘을 안기는 것. 장르에 충실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익숙한 맛을 볼 수 있다.
깊은 감정연기를 그렸던 전작들에 비해 보다 밝은 매력의 캐릭터로 돌아온 신현빈과 '댕댕미'(강아지 같은 매력)를 장착한 연하남을 연기하는 문상민은 14세 나이 차이의 장벽을 넘고 설렘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에 집중한 무난한 초반부다. 헤어지려는 여자, 다시 만나고 싶은 남자의 구애라는 주요 설정의 힘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 새롭다, '손해 보기 싫어서'
26일 베일을 벗은 tvN, 티빙 새 월화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극본 김혜영/연출 김정식)는 보다 신선한 드라마다. 말 그대로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손익 제로 로맨스 드라마. 인생과 사랑에 '계산기'를 두드리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은 기존의 로맨스와 차별점이 된다.
가정 환경상 악착같이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손해영은 '손익'을 따지는 여자. 양다리를 걸쳤던 전남친은 축의금은 '결혼'할 때 돌려주겠다고 말하고, 미혼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리고 '손해'가 막심한 30대 직장인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결혼'. 매일 얼굴 보면서도 으르렁대는 편의점 알바생 지욱에게 '신랑'이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독신 생활의 시청자들에게는 한 번은 상상했을 법한, 한 번은 고민했을 법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 내용이다.
새로우면서도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센스있는 연출과 입체적인 캐릭터를 더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주인공 손해영뿐만 아니라, '다자연애'를 하는 인물, 성인용 웹소설 작가 등 성과 연애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표현할 이들의 관계도가 드러나면서 다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신민아는 강력한 '러블리' 매력을 바탕으로 손해영을 그린다. 자칫 얄밉게 보일 수도 있는 손해영이지만, 신민아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손해영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들여다보게끔 만든다. 연하의 배우 김영대와의 호흡도 좋다. 김지욱이 가진 이야기가 곧 그려질 예정으로, 두 사람의 관계성이 깊어지면서 '사랑 없이 시작한' 로맨스의 결말은 더욱더 특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청률은 2회 3.8%로, 앞으로의 성적도 지켜볼 포인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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