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 "이리역 폭발때 故 이주일 덕 살아…함몰된 머리 발판으로 내줬다"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가수 하춘화가 이리역 폭발 사고 당시 자신을 구한 고(故) 이주일을 언급했다.
8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측은 '전쟁 난 줄…이리역 폭발 사고 때 큰 상처를 입었지만 하춘화를 구한 남자 故이주일'이라는 제목의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하춘화는 1977년 이리역에서 발생한 대형 열차 폭발 사고를 떠올렸다. 이에 오은영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때 난리가 났었다. 지금은 익산이다. 신문 1면에 났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59명이 사망하고 134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춘화는 "보통 저녁 공연이 오후 9시쯤 시작한다. 그때 폭발 사고가 났다. 공연장 지붕이 무너져 희생되신 분들도 많다. 완전히 전쟁난 줄 알았다. 이북에서 내려왔구나 싶었다. 불이 나갔기 때문에 앞이 안 보였다. 하늘에 불만 보이고 여기저기서 신음 소리가 나는데 이주일 씨가 저를 업고 도망을 간 거다. 전쟁이 난 줄 알고"라고 회상했다.
이어 "늦은 시간이라 병원 문이 다 닫혀 있었다. 군산에 있는 도립병원에 들어가니 환자들을 침대가 모자라 앞마당에 눕혀두고 응급치료를 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어디서 폭발이 됐는지 모르다가 그 후에 알았다. 저는 극장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어깨 타박상을 입었다. 이주일 씨는 굉장히 심각하게 다쳤다. 벽돌에 맞아 머리뼈가 주저앉았다. 조금만 더 다쳤으면 뇌 손상이 있을 뻔했다. 저는 한 달 뒤에 (병원에서) 나왔고 이주일 씨는 더 있다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장이 무너졌으니까 담을 넘어야 하지 않나. 이주일 씨가 담을 올라가서 먼저 뛰어내렸다. 자기 머리가 다쳤는데 머리를 딛고 내려오라고 하면서 벽에 딱 붙는 거다. 기사가 났더라"고 했다.
그는 "공연하면서 (이주일 씨가) 우스갯소리로 '하춘화 씨가 머리 밟고 난 이후로 머리카락이 안 난다'고 하더라. 또 '제가 하춘화 씨가 좋아서 업고 나왔겠나. 공연 주인공인데 밥줄이 끊길까봐 업고 나왔다'고 해서 관객들이 웃고 그랬다"며 고마워했다.
ro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