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AI 예능 PD까지 등장…방송계도 '인공지능' 주목 [N초점]

MBC 'PD가 사라졌다' 포스터
MBC 'PD가 사라졌다' 포스터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AI(인공지능)가 많은 산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방송계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AI가 연출한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27일 MBC는 새 예능 프로그램 'PD가 사라졌다'를 처음 방송했다. 'PD가 사라졌다'는 AI 기술로 만들어진 프로듀서 'M파고'가 MBC 입사 후 예능 PD가 되어 직접 프로그램을 연출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된 사회 실험 프로젝트다. 특히 세계 최초로 AI가 캐스팅부터 연출, 실시간 편집, 출연료 산정 등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더했다.

물론, AI가 방송계 중심에 들어온 것은 'PD가 사라졌다'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MBN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메인 앵커인 김주하의 모습과 목소리를 본뜬 AI앵커를 제작해 방송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MBN은 'MBN 뉴스7'의 주요뉴스들을 AI앵커가 브리핑하는 형식으로 AI를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초부터는 해당 AI앵커의 목소리를 사용해 오디오 뉴스까지 만들면서 변화를 취하고 있다.

또한 SBS는 지난 2021년 신년특집으로 방송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을 통해 AI와 인간이 직접 맞붙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인간 작곡가와 AI 작곡가가 만든 음악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모습과 함께 투자 전문가와 AI가 주식 투자 경쟁을 하는 광경이 펼쳐지면서 놀라움을 더했다.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방송 화면 갈무리

특히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는 고(故) 김광석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옥주현과 듀엣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AI 기술은 더 빠르게 발전해 최근 유튜브에서는 다양한 가수들의 목소리를 학습한 AI 가수들이 기존 곡들을 커버한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가 직접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상황까지 등장하면서 과연 AI가 방송계에 어디까지 활용될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PD가 사라졌다' 방송에서는 AI가 프로그램을 연출한 만큼, 이전에 볼 수 없는 형국이 펼쳐졌다. AI PD가 직접 캐스팅한 개그맨 김영철을 비롯해 래퍼 윤비, 걸그룹 블랙스완의 파투, 탈북자 이정호 씨, 유튜버, 스포츠 아나운서 등의 10인의 출연자가 등장해 출연자들이 제시한 게임을 AI가 조합해 다소 생소한 게임들을 미션으로 제시한 것. 자기소개 피구 줄다리기, 줄넘기 OX 퀴즈 등 어디서도 볼 수 없던 게임들이 펼쳐졌다.

여기에 미션 후에는 AI PD가 실시간 편집을 한 영상에서 등장한 분량에 따라 출연자의 출연료가 차등 지급되는 형식까지 펼쳐졌다. AI가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연출을 진행하면서 그 속에서 인간 출연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인간이 AI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AI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듯한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기존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풍경을 선보였다.

방송가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최근 선보인 '소라'(Sora) 최근 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텍스트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AI 시스템인 '소라'는 간단한 글을 쓰면 이를 영상을 구현한다. CG와 현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퀄리티로 영상을 제작해 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일부에서는 AI가 직접적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상황에서, 아예 모든 출연진까지 AI로 구성된 방송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등장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직은 AI가 프로그램의 특별한 소재로써 활용되고 있지만, 더 AI가 발전한다면 방송에서도 제작비 절감 등을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도 "방송사들은 약간 보수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단발성으로만 선보여질 뿐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형식은 도입이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AI가 흥미를 끈다면 앞으로 방송에는 많이 활용될 것으로도 보인다"라고 의견을 냈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