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배신감" 이동건, 동생 잃은 가족사 공개…母도 몰랐던 입원 [RE:TV]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미운 우리 새끼' 이동건이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서는 잦은 음주로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에 나선 이동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동건은 자신이 낮부터 음주를 해온 탓에 주변에서 지나치게 걱정을 한다며 병원을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한달에 몇 회 음주를 하냐는 질문에 "'며칠 안 먹었냐'고 생각하는 게 훨씬 빠르다"며 "솔직히 저는 '정말 못 먹겠다' 그거 아니면 마시는 것 같다, 솔직히 매일 마시는 것 같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한 그는 자신에게 술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계기에 대해 "(작품) 촬영하며 손만 찍을 때가 있는데 제가 손을 좀 떤다"며 "거짓말처럼 한번은 카메라 감독님이 '손 너무 떨어서 문제'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간 안 마셨다, 그러니 정말 손이 안 떨리더라"고 말해 걱정을 샀다.
이동건은 이 같은 패턴으로 술을 마신 지가 "10년이 된 것 같다"고 말해 다시 한번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그는 "누우면 생각이 많고 그래서 몇 시간씩 잠에 못든 적도 있었다"며 "그게 두려워서 자기 전에 술을 마시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치료 및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아주 오래 전에 가족의 문제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판정을 받았고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더라"며 "생활을 철저하게 관리받는 게 필요하다고 하셔서 한달, 두달 정도 입원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과정이 별로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 않았다"고도 덧붙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동건은 마음 아픈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는 "제가 가족을 잃은 적이 있는데 아주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었다"며 "제가 형이라기 보다는 (동생을) 자식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 당시 힘든 불편한 증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그냥 그때는 맨정신으로 있는 게 힘들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다"며 "떠올리기 싫은 게 자꾸 떠오르니까 마비시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술이라는 도구를 잘못 사용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또 "상실감이 컸을 것 같은데"라는 의사의 말에는 "슬픔보다 배신감, 황당함, 그런게 컸다"며 "그냥 세상에 대한, 신에 대한 것"이라면서 "그런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면'이란 가정 하에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다, 이해할 수가 없더라, 그런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 분노의 감정은 극도의 냉정함으로 바뀌었다고. 이동건은 "그럴수밖에 없었다"며 "그러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들더라,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살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저를 몰아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뭐가 슬퍼, 뭐가 힘들어, 다 태어나면 죽는 게 아닌가' 단련시켰다"며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의사는 사전에 진행했던 검사 결과를 전했다. 그는 "보통 평균적인 점수 폭이 있는데 그거보다 너무 낮더라"며 "'완전 우울, 불안하지도 않아'라기 보다 자기 감정을 억압해서 못 느끼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솔직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본인도 못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동건은 "저는 극도로 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감정적으로 힘들 때 저 혼자 해결했던 것 같다, 그게 제가 원했던 거고 중요한 건 제가 원해서 그렇게 됐다"며 "의도한 대로 단단하게 드라이한 사람이 됐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을 봤을 때 불편했다"는 고백을 털어놨다.
이동건은 내향성이 강했다. 의사는 "(검사를 통해) 지극히 내향적 성향이 나오더라"며 "이 정도 내향적이시면 친구도 만나던 친구만 만날 가능성이 크다, 메신저 프로그램에 친구 몇 명 정도 남아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동건은 "몇명 안 된다"며 "그거 조차도, 가족, 친구, 회사, 일하는 사람들인데 30명 안팎인 것 같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자아냈다. 의사는 "일반적으로 사회생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 치고는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고, 이동건은 "이것도 저는 계속 정리한다"고 말해 놀라움을 더했다. 이어 이동건은 "(정리를 하는 이유는) 만났을 때 느낌이 별로여서 그런가"라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대인관계 하는 제 성향의 일부인 것 같다"며 "핸드폰 용량으로 보나 제 감정으로 보나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자꾸 없애게 된다"고 했다.
이동건은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도 이야기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단호하시고 엄격하신가"라고 의사가 묻자 "굉장히"라고 강조한 뒤 "어릴 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엄한 아버지 그 자체로 기억된다"고 답했다. 이어 "친구와는 정반대 같은 아버지라 생각한다"며 "너무 권위적이고 당신 말씀만 하시는 것 같고 본인 생각이 다 맞다고 생각하시는 그런 이미지가 있다"고 떠올렸다.
또한 이동건은 아버지를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순간도 회상했다. 그는 "결정적인 사건을 이야기하자면 제가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음악을 하고 싶다, 그쪽으로 준비하고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한방에 아버지에 의해서 거절됐다"며 "내 인생을 아버지가 결정하려고 하는 게 가장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하거나 화가 나진 않았나"라고 하자 "그래서 반항했다, 집을 한번 나갔다"며 "학교도 안 가고 친구 집에서 먹고 자고 그러다 돈이 떨어져서 새벽에 집에 가서 몰래 돈 좀 들고 나와야겠다 했는데 아버지가 카드키를 바꿔버리셨더라, 경비 아저씨한테 가서 '어떻게 된 거냐' 했더니 부모님이 여행 가셨다더라"고 돌이켰다.
그럼에도 이동건은 아버지에게 항의조차 하지 않고 "미워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아버지와 술 한잔 해보는 게 소원 중 하나인데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며 "시도도 못해봤다"고 털어놨다.
이날 이동건의 어머니는 이동건이 과거 동생을 잃은 후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다. 그는 "그건 저희한테 안 알려서 몰랐다"며 "나중에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슬픔만 생각했지 아들의 동생 잃은 슬픔을 생각 못하고 못 챙겼다"며 "그래서 너무 제가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동건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들이 연예인 되고 나서 아빠가 '만나서 식사하러 가자, 몇시까지 와라' 했는데 조금 늦었다"며 "그런데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그래도 아무 말도 안 하더라"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저는 속이 터진다, 너무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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