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백지원 실종사건…방송 하루 전날 극적 발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찾던 백지원씨가 방송 직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중등도 지적장애를 가진 스무 살 백지원씨의 실종사건을 다뤘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후 1년여 동안 연락이 끊기고,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아 생사가 불분명하던 상황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백씨 주변에 유령처럼 머물며 대출사기에 악용하는 무리가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들의 정체를 추적했다. 그리고 방송 하루 전날인 12월1일 금요일 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이 경기 오산시에서 백씨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해 10월12일, 백씨와 연락이 안 되던 가족이 경찰에 처음 실종 신고를 했을 때, 백 군은 서울의 모텔에서 지인 최재훈(가명)씨와 함께 머물고 있던 게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최씨 또한 대출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수배돼있던 인물이었다. 첫 번째 실종신고 후 백씨는 가족이나 경찰과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최씨도 번호를 바꾸고 사라져 실종이 장기화되었다.

대출사기와 연관된 최씨를 꼭 찾아야 했던 이유는, 올해 초부터 백씨의 집으로 날아든 고지서 때문이기도 했다. 실종된 백씨 명의로 전세자금 1억 원이 대출되었는데, 이자 160만 원이 연체되었다는 독촉장과 함께 통신요금 500여만 원과 휴대전화기 3대 할부금 연체 고지서까지 총 1억1000만 원에 달하는 채무가 발생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백 군이 스스로 전세대출 등을 받았을 리 없기에, 누군가 백씨를 납치하거나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되던 상황이었다.

방송 전날 밤, 제작진은 용인동부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으로부터 백씨를 발견했다는 긴급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수사전담팀은 첩보단서를 입수해 12월1일 금요일 저녁 7시18분께 오산의 한 원룸에서 백씨를 찾았는데, 방송에서 등장했던 최씨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기초조사 결과, 백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경기 광주시와 이천시의 모텔과 충북 충주시의 원룸에서 생활했고, 다시 오산의 원룸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 최씨 또한 동행했던 걸로 확인됐다.

제작진이 경찰서로 찾아갔을 때, 백씨는 실종 1년여 만에 살이 많이 빠지고 수척해지긴 했지만 다행히 건강상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최씨가 밥을 차려주긴 했지만 하루 한 끼 정도였다고 하고, 휴대전화가 없는 채로 원룸 안에서 최씨로부터 감시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백씨. 자신의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이 이루어진 사실이나, 휴대전화가 여러 대 개통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수사 중이지만, 최씨 또한 누군가의 지시로 백씨를 감시해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최씨는 현재 전세대출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수사를 받게 됐다.

가족들은 백 군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경찰과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적장애인인 백씨를 이용해 전세대출 사기를 일으킨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계속해서 그들의 실체를 파헤쳐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