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헌 "부모님 이혼에 엄마 집 나가…아빠와는 8년간 절연"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2일 방송 [RE:TV]
- 이지현 기자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개그맨 오지헌이 부모님의 이혼을 떠올리며 울컥했다.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개그맨 오지헌, 오승훈 부자(父子)가 동반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오지헌 아버지 오승훈은 한국사 일타강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자리에서는 두 사람이 무려 8년간 절연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승훈은 "아들이 공부할 시점이던 고3 때 (아내와의 이혼으로) 제대로 못 해준 게 항상 미안했다, (엄마처럼 아들을) 보살필 사람이 없으니까"라며 "어쩔 수 없으니까 내가 1년간 강의를 안 하고 나름대로 케어를 열심히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오지헌은 "아버지가 고생하셨다. 평소 성격이 가정적인 편이 아니신데 열심히 하시고 고생하셨다"라고 회상했다.
오승훈은 아들이 갑자기 가출한 날을 떠올렸다. "어느 날 집에 가 보니까 없어졌더라. 말 안 하고 사라졌다"라고 해 충격을 선사했다. 고3 때 말 없이 가출했다는 오지헌은 "스트레스가 있었다. 어머니가 집 나가시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랬다"라며 "아버지가 조언을 많이 하셨는데 센 말투 탓에 남들이 보면 오해할 수 있는 말을 많이 하셨다"라고 가출의 이유를 털어놨다.
오지헌 아버지는 이같은 가출에 대해 "처음에는 괘씸했다. 내가 못되게 군 것도 없으니까 그냥 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 후로 8년간 연락 없이 지냈다고. 오지헌은 "개그맨 초창기 때라 바빴다. 일이 잘될 때라서 연락할 생각도 못했다"라고 밝혔다. 아버지 역시 "살 만하니 안 오겠지 생각했다. 언제든 부모는 자식에게 열려 있다. 아들이 안 오니까 나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었고, 본인이 편한 대로 하겠지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안 할지 몰랐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를 듣던 오은영 박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지헌 아버지를 향해 "이혼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오지헌 아버지는 "당시 '가정을 꼭 지켜야겠다' 이런 게 없고 내 목표가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뭘 한번 하면 죽기 살기로 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러니까 갈등이 생겼고 집에만 오면 싸움이 났다. 애들한테 미안해서 나가서 싸우기도 했다. 더이상은 내가 못 살겠더라. 애들이 대학만 가면 이혼하려 했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에 오지헌은 "감사하긴 하다. 그래도 제가 고3 때까진 부부 관계를 유지하신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울컥했다. 그는 "어느 날 제 아내가 그런 얘기를 했다. '당신 부모님이 당신 안 버린 것만으로도 감사해라' 하더라"라면서 "이런 상황에 날 키워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혼하면 당사자들도 힘들지만 자식들도 힘들다. 상처가 왜 없겠냐"라며 "부모가 이혼할 때 청소년 자녀는 '내가 능력이 있으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녀가 굉장히 무력감을 경험한다. (부모님 이혼에서) 더 나아가 다른 상황에서도 이게 영향을 미친다. 당시의 무력감이 현재 지헌씨에게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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