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이응복 감독의 믿음"…'스위트홈' 송강, 300억 대작에 임하는 자세(종합)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송강은 22일 오전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신작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연출 이응복)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연재와 동시에 뜨거운 지지를 받은 인기작이어서 이번 드라마화에 더욱 많은 기대감이 쏠렸다. 공개 이후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랭킹 상위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 송강은 주인공 차현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죽음까지 생각하던 소년의 불안한 내면부터, 괴물화가 진행되며 겪는 외적, 내적 변화를 세밀하게 그리며 주목을 받았다. 송강은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까지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성장하는 신예다.
이하 송강과의 일문일답.
-300억 대작에 대한 부담감은.
▶캐스팅이 결정이 될 때에는 제작비에 대한 얘기는 못들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난 뒤 부담감이 심해지더라. 어떻게 현수를 더 잘 이끌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 흑화된 현수를 동시에 표현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악한 존재의 현수도 표현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은둔형 외톨이인 현수도 연기할 수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다가 정말 간단하게 현수는 제 안에 있는 가장 내성적인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고, 흑화된 현수는 제 안에 있는 가장 사악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까지 하면서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도 생겼더라.
▶수식어를 듣는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더 좋은 수식어들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울리는' 감독의 추천으로 이 드라마에 합류했다고. 오디션에서 어떤 모습 보여줬나.
▶오디션에 임할 때는 있는 그대로 송강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스위트홈'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극중 장면대로) 물티슈통을 주시더니 통장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해보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스위트홈'은 원래 즐겨 보던 웹툰이었고 애정이 커서 캐스팅 소식에 기뻤지만 부담감도 컸다. 그런 캐릭터들을 다 표현해야 하고 괴물과 마주쳤을 때 감정이나 표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부담감이 컸는데 감독님과 소통을 하면서 잘 풀어나갔다.
-연출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배우에게 중요한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지금도 찾고 있는 과정이다. 아직 답은 못 내렸지만, 감독님들은 제 모습을 좋아해주신 것 같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하고 더 노력하려고 한다.
-'스위트홈'이 공개된 후 미국 랭킹 7위, 전세계 넷플릭스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는데.
▶실감이 안 나더라. 내가 찍은 드라마가 이렇게 상위에 오른다는 게 기쁘지만 정말 실감이 안 났다. 해외 팬분들이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하다. 얼떨떨하다. SNS를 보면 댓글이 많은데 정말 감사하다
-원작과 현수 성격이 조금 다른데 연기하면서 더 강조하고 싶었던 모습이 있다면.
▶현수가 은둔형 외톨이여서 왜소해야 햇다. 더벅머리를 하고 있는 동안 어깨를 굽히고 목도 굽히고 더 작아보이려고 했다. 저는 제 안에서 가장 내성적인 모습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조금 더 내성적이게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 계속 드라마를 찍으면서 많이 성장해서, 그 당시에 찍은 걸 보면서 조금은 아쉬움이 있다.
-CG 촬영이 어렵지는 않았나.
▶영상으로만 보던 크로마키 연기를 직접 한다는 게 재미있었다. 크로마키 안에서 혼자 연기해야 하니까 되게 집중하려고 했다. 크로마키 신이 있으면 현수와 환영 현수의 호흡, 감정은 어떤가 생각을 엄청 많이 했다. 괴물화가 된 후 동공은 CG였다. 입꼬리가 더 사악하게 보이려고 연기했다. 최대한 입꼬리를 찢는 표정을 연습했다.
-완성된 '스위트홈'을 보고 어땠나.
▶8개월 동안 작업을 한 드라마여서 애착이 컸다.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이 많이 남았다. 애착이 많이 가고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구나 저런 표정을 했었네 재미있고 좋았다.
-한두식(김상호 분)에게 칼을 돌려서 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제 애드리브인데 리허설 때 했는데 선배도 재미있게 생각해주셔서 그대로 하게 됐다. 현수가 양말을 신는 걸 봤는데 같은 색깔인 게 이상해보이더라. 외적인 것을 신경을 쓰지 않는 아이이지 않나. 양말을 짝짝이로 신는 게 어떠냐고 감독님께 여쭤봐서 그 뒤로는 짝짝이로 신었다 .
-극중 상황이 실제 상황이라면.
▶도망갈 것 같다. 그런데 아이들이 있었다면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울 것 같다. 의지하는 존재는 두식이 가장 의지가 됐다. 심부름을 다녀올 때마다 두식이 되게 애정어린 눈빛으로 봐줄 때가 많았다. 그런 눈이 현수에게, 나에게도 의지가 되더라.
-최애 괴물이 있나.
▶근육괴물이 최애였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고 특수분장 근육이 되게 크더라. 어떤 욕망을 가져야 그렇게 커지나 신기하기도 했다.
-이도현 배우와 호흡이 돋보였는데 다른 작품에서 만난다면.
▶도현이는 또래여서 연기적으로 얘기도 잘 통하고 잘 맞았다. 이용함과 이용당함의 관계였다면, 다른 작품에서는 힘을 합쳐서 위기를 물리치는 상황을 해보고 싶다. 친한 친구같은 존재를 하고 싶다. 좋알람에서 해영이와 선오같은 존재도 좋을 것 같다.
-'좋알람'과 전혀 다른 장르물이었는데 어느 것이 자신에게 더 잘 맞는지.
▶저는 아무래도 '스위트홈'의 현수가 조금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어두운 면모가 그래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선오와도 잘 맞았던 것 같은데.. 미묘하게 현수가 더. (웃음)
-'스위트홈' 시즌2 기대감이 큰데. 군대에 가면 시즌2에 참여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떤 그림이길 바라나.
▶시즌2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 들은 것이 없다. 반응이 좋으면 찍을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군대는 국방의 의무니까 가야한다. 지금은 작품에 조금 더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의무를 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지키고자 하는 욕망을 사람들을 지키는데 쓰면 어떨까 싶었다. 영화 '베놈'처럼. 현수가 실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상욱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현수를 다시 하나 하나 알려줄 것 같기도 하다. 현수의 능력이 개발돼서 더 센 모습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멀티 캐스팅에서 돋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드라마 분위기는 어둡지만 현장은 화기애애하고 서로 칭찬을 많이 해주는 현장이었다. 돋보이려고 했다기보다 내 캐릭터에 열심히 임하자고 생각했다. 현수의 정의로움과 그린홈 사람들을 살리고자 했던, 지키고자 한 감정에 더 신경을 많이 썼다.
-작품에 대한 아쉬운 반응도 있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차 안에서 가족들을 원망하는 신이 있는데 그 부분을 보면서 조금 더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 아쉬움 때문에 그 장면을 계속 봤다.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대사의 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었다. 그런 보완점을 생각해서 일기장에 적었다.
-현수와 싱크로율이 높다는 반응에 대해.
▶대본을 보는데 현수의 감정이 와닿더라. 다크한 면이 와닿았다. 나랑 비슷한 면이 많구나 싶었다. 싱크로율이 평균 이상은 되는구나 싶었다. (웃음)
-각색과정에서 현수가 달라졌다. 주민들 심부름을 하는 설정이나 내적 갈등이 생략돼서 아쉽지는 않았는지.
▶현수의 가장 큰 부분은 어릴 때 따돌림에서 점점 정의로움에 불타서 주민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그 부분을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각색은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면서 촬영했다.
-'이렇게 잘 생긴 왕따가 어디있냐'는 댓글도 있던데.
▶감사한데, 감독님께서도 최대한 (외모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그 디렉팅에 맞춰서 노력을 많이 했다.
-덜 잘생겨 보이기 위해 노력했나 .?
▶주근깨 , 피 분장, 상처 분장을 많이 했다.
-엔딩에서는 건장한 느낌이더라. 대비되는 비주얼을 생각하고 몸을 준비한 건가.
▶그렇게 준비하지는 않았다. 더벅머리 때는 어깨를 움츠리고 다녔고 머리를 자르고 나서는 어깨를 폈다.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살이 되게 많이 빠졌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 70kg였는데 65kg까지 빠졌다.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느라 체력적인 힘듦은 많이 안 느꼈다.
-현수의 욕망은 무엇인지 왜 괴물에 잠식당하지 않았나.
▶아이들을 마주하고 현수의 과거가 생각나면서 조금씩 살고자 하는 욕망(의지)이 들었다. 그린홈 주민들과 살면서 살고자, 지키고자 하는 욕망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 환영 현수의 존재에서 자신을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스위트홈'을 통해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감정에 대한 것을 많이 느꼈다. 감정을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스위트홈'에서는 송현수? (웃음)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뜻이니까... 대본에 항상 '송현수'라고 적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재헌이가 죽는 신이 있는데, 저는 다른 날에 혼자 찍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재헌이가 죽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여주셨고 저는 그걸 보면서 연기를 했는데 모니터만 봐도 너무 슬프더라. 그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스위트홈' 대사중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
▶사람을 해치지 않는 괴물도 있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 안에 현수는 그린홈 주민들과 동화되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 그런 대사를 보면서 현수가 안타까웠다.
-이응복 감독의 디렉션 중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나는 너를 믿을테니 너도 나를 믿을테니 해보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너무 인상 깊었다. 현장에서도 리허설 때 내가 준비한 걸 보여드리면 감독님이 그에 맞게 찍어주셨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디렉팅을 해주셨다 .내게 많이 맡겨주셨다.
-송강의 성장을 돌아보자면, 촬영 전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 배운 점이 있다면.
▶감정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선오를 할 때도 그런 감정이 있었지만 현수를 표현할 때는 제 안에서 제 내면에서 감정의 가장 어둡고 밑바닥을 생각을 많이 했다. 감정의 폭이 커졌다. 카메라 용어도 많이 알게 됐다. 렌즈 사이즈도 많이 배웠다. (웃음)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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