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품명품', '짜깁기' 방송…제작진 성명서 발표
사측 "업무 재조정 과정 때문"…노조 "예고된 사고"
- 맹하경 기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TV쇼 진품명품 홍보 컷/사진=전주시청 제공© News1 박원기 기자
</figure>진행자 교체를 두고 제작진과 사측이 갈등을 빚은 KBS 1TV 'TV쇼 진품명품'(이하 '진품명품')의 3일 방송이 결국 하이라이트 편집본으로 대체됐다.
이날 방송분 녹화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제1스튜디오에서 예정돼 있었으나 진행자 교체 결정을 내린 사측과 이에 반대하는 제작진의 충돌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녹화는 불발됐지만 3일 방송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짜깁기 방송이 전파를 탔다. 인사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무리하게 녹화를 진행하려 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한 것이다.
'감정위원이 선정한 최고의 명품'이란 제목으로 특집 방영된 3일 방송분은 기존 '진품명품' 코너에 포함되는 게스트 감정, 출장감정 등은 모두 빠지고 감정위원 인터뷰, 자료화면, 지난 방송 등으로 꾸며졌다.
이와 관련해 KBS 측은 "하이라이트 편집본이 나간 것은 MC 교체를 진행하면서 생긴 의견 충돌을 조율하기 위한 제작진 업무 재조정 과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개편을 맞아 촬영이나 연출, 프로그램에 변화도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10일 방송 녹화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측은 파행 방송에 대해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은 변명"이라며 "진행자, 제작진 교체 등을 시행하려 했으면 미리 준비를 마쳤어야 하는 게 맞다"고 규탄했다.
이번 '진품명품' 사태는 KBS 측이 진행자를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면서 시작됐다. 사측은 개편에 따른 정상적 절차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작진은 일방적 통보라는 입장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창범 PD가 방송문화연구소로 인사 조치된 것을 필두로 현재 '진품명품' PD 4명 전원과 최인성 팀장 등이 교체된 상태다. 최인성 팀장은 현재 KBS2 '퀴즈쇼 사총사', KBS1 '위기의 아이들'로 업무가 재배치됐다.
이에 '진품명품' 팀장과 제작진 전원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4일 공개했다.
'진품명품' 제작진은 "MC선정 과정에서 제작PD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당연한 요구에 전원 연출권 박탈과 업무 재배정, 타국발령이라는 초유의 만행을 접하고 분노를 억누를 길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 MC선정에 의견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PD는 시체 아니면 좀비나 마찬가지"라며 "수신료로 월급을 받는 직업에 대한 마지노선을 지키려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군사정권에서 횡행하던 파쇼와 독재의 폭력이 총칼 대신 인사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현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새노조는 4일 정오부터 회사 내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등 진행자 교체 반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hkmae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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