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과제 3~5개 추려 집중하라"…업무보고 뜯어고친 최상목
사전 업무보고 후 "핵심 프로젝트 3~5개 추려 보고·홍보" 주문
구체적 해법, 문제해결 능력 강조…업무보고도 '해법회의'로 진행
- 전민 기자,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철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처별 업무보고 방식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부처별 사전 업무보고를 받은 후 백화점식 정책 나열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와 해법이 될 핵심과제 3~5건을 선정해 보고하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이날 주요현안 해법회의에서 이뤄진 경제부처 업무보고에 앞서 최근 진행한 사전 업무보고 이후 각 부처별로 5개 내외의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선별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통상 대통령에게 이뤄지는 부처별 연두 업무보고는 각 부처가 1년 동안 진행할 전체 업무를 망라한 형태로 구성된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실·국이 추진할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다 보니, 집중도와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최 권한대행은 기존의 업무보고와 다른 방식을 주문했다. 백화점식 나열이 아닌 부처별로 구체적이면서도 가시적인 변화와 성과가 나타나는 3~5개의 핵심 프로젝트 사업을 선정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 각 부처의 올해 업무도 이같은 중점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각 부처 기조실장과 긴급 콘퍼런스 콜을 통해 최 권한대행의 주문사항을 전달했다. 조정에 따라 각 부처는 업무보고 이후 홍보도 이같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부처의 핵심 프로젝트를 국민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친정인 기재부 내에서 최 권한대행은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총리 취임 이후에도 항상 간부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과 실행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최 권한대행의 업무 스타일은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희생자 유가족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요청사항은 최 권한대행이 직접 중앙재난안전본부대책회의에서, 혹은 통합관제센터를 찾아가 관계기관들에 전달했다. 그리고는 '최대한 빠르게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넘어 구체적 현황과 해결책, 대안 등을 모색하고 관련 사항을 유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평소 내부 회의에서도 최 권한대행은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강조한다"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집요하게 질문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초 부총리 취임 당시에도 기재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사태를 기재부가 주도적으로 해결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기재부의 역량은 문제해결 능력에 달렸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 부처의 연두 업무보고가 '주요현안 해법회의'로 이름 지어진 것 역시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원하는 최 권한대행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주요현안 해법회의에서도 '해법'과 '집중'을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높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외환경 변화 속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며 "범부처가 '원팀'으로 뭉쳐서 민생과 경제가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