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경제 경기개선 지연…국내 정치 상황으로 심리 악화"

KDI, 1월 경제동향서 "경기하방 위험 증대되는 모습"
"반도체 제외한 생산·수출 둔화…내수도 미약한 흐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심리도 악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2025년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인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심리도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KDI는 특히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상품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을 경기 개선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11월 전산업 생산은 산업 전반에서 증가세가 둔화하며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의 경우 전월(-10.8%)에 비해 더 큰 폭의 감소(-12.9%)를 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소비는 상품 소비 중심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0.9%에서 -1.9%로 감소 폭이 확대됐으며, 승용차(-7.9%), 가전제품(-4.5%), 통신기기 및 컴퓨터(-6.2%), 화장품(-9.8%) 등 주요 품목에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와 함께 국내 정국 불안 등의 영향으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에 비해 대폭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과 비교해 낙관적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가 개선되면서 11월에도 양호한 증가세(2.6%)를 유지했다. 반면, 일반산업용기계(-9.7%)와 전기 및 전자기기(-6.8%), 기타 기기(-9.7%) 등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의 감소 폭은 확대됐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특히 11월 건설기성(-12.9%)이 감소 폭을 키우며, 건설투자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기저효과 및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확대 영향으로 62.9% 늘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2월 수출은 전월(1.4%)보다 높은 6.6%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3.5%)과 유사한 증가 폭을(4.3%) 보였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ICT 품목(25.8%→27.9%)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이를 제외한 품목(-3.6%)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했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수출 여건은 다소 악화하는 모습이란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노동시장은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의 완만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11월 취업자 수는 전월(8만 3000명)보단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12만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건설업(-9만 6000명)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도(-9만 5000명)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12월 소비자물가는 1.9% 오르며 전월(1.5%)보단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기조적인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KDI는 "내수 부진으로 기조적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됐으며, 최근 소비 심리 위축은 향후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