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도 위험…수출 불확실성·내수부진에 韓 경제 '비상'

[2025 경제]트럼프發 관세 정책, 韓 수출 '최대 리스크'
부진한 내수에 계엄·탄핵이 '찬물'…추경 필요성도

12월 26일 서울 시내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가 게시돼 있다. 2024.1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새해 한국 경제가 험난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고금리 등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리스크가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은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10월 전망 대비 0.2%포인트(p) 하향한 수치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전망치를 IMF와 같은 2.0%로 봤다. 지난 9월 전망과 비교하면 0.3%p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지난 9월 전망(2.5%) 대비 0.2%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전망은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에 한 것이었다.

계엄과 탄핵 등 정치권발 불안요소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성장률의 하방압력도 심화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15일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에서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며 "해외요인이 국내 요인과 중첩될 경우 그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2024.1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내수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내수 상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수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탄핵 정국 당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슈가 있었던 2016년 11월~2017년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줄곧 기준선 100(100 이하는 비관적 의미) 이하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믿을 구석은 수출이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통상정책에 따라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공언한 대로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미 수출의 감소가 불가피하고, 경제성장률도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올해 우리 경제의 불투명성이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3일 간담회에서 "하방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특단의 대책으로 경기침체, 성장률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같은달 18일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아도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이 마이너스(-) 0.06%포인트(p) 정도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에 대한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선 추경 합의는 빠를수록 좋다"면서 "늦게 할수록 내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