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 소비자심리지수 12.3p↓…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

12월 CCSI 88.4…4년9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KTV 캡처) 2024.12.3/뉴스1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2월 중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하락했다.

CCSI는 6개 주요 CSI로 산출하는 경제 심리 지표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달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18.3p)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크다. 또 CCSI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 5월(98.4)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는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CCSI는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소비심리 위축,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하락했다"고 해석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느냐 따라서 빠르게 소비심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면, 현재생활형편CSI(87)와 생활형편전망CSI(86)는 전월 대비 각각 4p, 8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94) 및 소비지출전망CSI(102)는 각각 6p, 7p 하락했다.

특히 낙폭이 컸던 소비지출전망CSI의 경우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여행비(-8p), 외식비(-6p), 내구재(-3p) 등이 줄줄이 감소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면, 현재경기판단CSI(52)는 18p 하락하며 2020년 3월(-28p)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CSI(56)도 18p 하락하며 2022년 7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65)는 전월 대비 14p 하락하고, 금리수준전망CSI(98)는 5p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CSI(103)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등으로 6p 하락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소비자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최근 소비자물가가 1%대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환율 급등,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으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