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내년 잠재성장률 밑돌 듯…예산 당겨 집행"(종합)

"성장률 전망치 하향 불가피…잠재성장률 수준도 만족 못 해"
'추경론'에는 "내년 예산 집행 먼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단 현안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23/뉴스1

(세종=뉴스1) 이철 전민 김유승 손승환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내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보다 밑돌 것으로 보고, 전망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또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장 추경보다는 이미 짜인 예산을 내년 초 집중적으로 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내년 하방 리스크 크다…전망치 하향 불가피"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직 내년 성장 전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하방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하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잠재성장률을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당시 올해 경제 성장률을 2.6%로, 내년 성장률을 2.2%로 예상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 내수 부문은 당초 전망보다 계속 부진하고, 최근 정치적 상황 때문에 심리가 위축되는 우려가 있다"며 "수출의 경우 기저효과, 반도체 사이클 등으로 인해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통상 불확실성도 하방리스크가 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 부총리는 현재 2.0%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수준 자체도 우려했다.

그는 "잠재성장률 수준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잠재성장률도 떨어질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여러 이유로 잠재성장률 하락이 가속화할까봐 걱정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위기의식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단의 현안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23/뉴스1

추경 주장에는 유보적 입장…"당장 내년 예산 시행이 우선"

최근 추경 편성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우선 예산집행을 진행한 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민생이 여러 가지로 어렵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는 전적으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아직 (내년 예산안이) 시행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 기존 예산을 최대한 전례없이 당기고 다른 수단도 동원해서 1월 1일부터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추가적인 논의는 상황을 봐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선 "한은 총재가 생각하는 것은 거시 흐름 차원에서 통화정책을 하고 있으니 재정 정책에 대한 의견을 말씀 주신 것"이라며 "어떤 시기에 어떻게 (추경을) 하는 건지는 또 다른 얘기다. 한은 총재의 의견을 듣겠지만 내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논의를 할 때 참고하겠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단의 현안 질문을 들으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12.23/뉴스1

'계엄 사태' 간접 언급…"국무위원으로서 책임 통감"

이날 최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와 관련해 침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태 발생 이후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언론인의 질문에 대해 열흘 정도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므로 개인적인 일정, 개인의 행적으로 경제팀 메시지로 분산될 것을 우려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결과를 막지 못한 국무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사람이 (거취 등에 대해)구체적인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최 부총리는 연내 발표 예정인 경제정책방향 수립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협의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과) 전혀 논의를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의견을 묻자, 최 부총리는 "한덕수 권한대행이 의사결정을 하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의 의견을 구하는 절차 있을 것"이라며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 논의에 참여하는 게 제 책무라 생각하며, 의견을 대외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야당의 탄핵 압박과 최 부총리의 대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굳건히 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한 대행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답변을 피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