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 갑질 '판매목표 강제' 1위…車대리점 10곳 중 4곳이 경험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대리점이 경험하는 공급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 중 '판매목표 강제' 행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대리점 10곳 중 4곳은 이런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개 업종의 522개 공급업자 및 5만 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리점 거래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대리점은 89.4%로 전년(90.3%)에 비해 0.9%포인트(p) 하락했다.

제약(98.5%), 주류(96.5%), 도서출판(95.8%) 업종의 대리점거래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으나, 자동차판매(61.6%), 화장품(66.1%), 가구(70.7%) 업종의 대리점거래 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

물품 수령, 거래대금 수령, 계약 체결 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94.2%, 93.9%, 93.2%로 다른 거래 과정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나, 거래 단가 결정(80.9%)과 계약 후 상품 단가 조정(86.4%)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리점거래에서 불공정 관행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체감한 비율은 91.8%로 전년(92.8%)보다 1.0%p 감소했다.

제약, 주류, 페인트 업종에서 각각 99.0%, 97.9%, 96.6%로 개선 체감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화장품(71.3%), 자동차 판매(74.0%), 가구(78.1%) 업종은 평균보다 낮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축된 시장 환경에서 공급업자와 대리점 사업자 간 갈등 발생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리점 사업자는 규모의 영세성과 지위의 취약성으로 인해 공급업자와의 갈등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대리점 사업자의 열악한 협상력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6%로, 전년(15.9%)에 비해 증가했다.

주요 행위 유형으로는 △판매목표 강제(6.2%) △불이익 제공(3.9%) △경영정보 제공 요구(3.7%)가 꼽혔다.

판매목표 강제 행위를 경험한 업종으로는 자동차 판매(44.0%), 보일러(21.2%), 비료(18.9%)가 높은 비율을 보였다.

불이익 제공의 경우 자동차 판매(18.0%), 화장품(15.8%), 가구(12.5%) 업종에서 높게 나타났다. 경영정보 제공 요구는 화장품(12.8%), 자동차 판매(9.0%), 가구(8.1%) 업종 순으로 많았다.

공급업자가 일방적으로 거래조건을 불합리하게 변경하거나, 반품을 거부하는 등의 불이익 제공행위를 경험한 대리점 비율은 자동차판매(18.0%), 화장품(15.8%), 가구(12.5%) 업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에 대해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 대리점 비율은 화장품(12.8%), 자동차 판매(9.0%), 가구(8.1%) 업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공급업자가 표준대리점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45.3%로 전년(43.0%) 대비 2.3%p 증가했다.

주요 사용 업종은 화장품(68.4%), 의류(66.7%), 식음료(50.8%)로 나타났고, 주류(14.3%), 자동차 판매(20.0%) 업종은 사용 비율이 낮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업종별 주요 불공정거래 관행 및 공급업자별 주요 법 위반 혐의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필요시 직권조사 등을 통한 법 위반 감시체계를 유지해 공정한 대리점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