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비상계엄, 경제 영향 제한적…신인도 이상없어"

"비상계엄, 순전히 정치적 문제…경제와 구분돼"
"경제전망 바꿀 단계 아냐…朴탄핵 때도 영향無"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정국과 관련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국가 신인도 또한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비상계엄 사태 관련 브리핑을 열고 "경제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는 등의 상황과는 달리 순수히 정치적인 이유로 문제가 일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경제적 움직임은 정치 상황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와 분리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예고된 탄핵 정국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중장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계엄 사태로) 경제 전망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탄핵 정국이 장기로 갈지, 단기로 갈지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과거 두 차례 경험을 봤을 때 이 정국이 길게 가더라도 정치적 프로세스와 경제적 프로세스는 분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잠깐 단기 영향이 있었지만 작았고, 장기적으로도 영향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계엄 사태가 해외에 예상 밖 충격으로 다가간 것 같지만, 한국의 정치-경제 체제에 대한 의구심으로 비화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계엄 상태가 오래됐으면 해외의 인식이 나빠질 수 있었는데 6시간 만에 상황이 끝났기에 한국의 민주주의나 시스템 자체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오해나 걱정은 불식된 상태로, 다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 민주주의와 '룰 베이스'(법치주의)가 잘 자리 잡았음을 보일 기회였다"며 "향후 큰 충돌이 없다면 국가 신용등급이 크게 변할 거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충격으로 환율이 1400원 넘게 오르고 주가가 내려간 데 대해선 시차를 두고 천천히 이전처럼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시장 상황이) 계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것"이라면서도 "새 충격이 없는 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 등 안전장치를 충분히 해 시장 안정에 공헌했다고 본다"며 "단기 시장 안정은 저희 생각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