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어린이놀이터 91% 안전관리 '미흡'…유해물질도 검출

소비자원, 25년차 이상 노후 아파트 내 놀이터 32개소 조사
놀이기구 및 바닥재 손상 多…발암물질 기준치 초과한 곳도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에 있는 한 놀이터에서 방역작업을 하는 모습. /뉴스1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사용승인 25년 차 이상 노후 아파트 내에 있는 상당수 어린이놀이터에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가 나왔다.

5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경기 소재 노후 아파트 내 어린이놀이터 32개소를 조사한 결과 29개소(90.6%)에 설치된 일부 놀이기구와 바닥재가 손상된 채 운영돼 안전사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놀이기구의 철재 골격이 부식되거나 계단·안장 등이 파손된 경우가 21개소(65.6%)로 가장 많았고, 손잡이·난간 등 놀이기구의 칠이 심하게 벗겨진 곳도 20개소(62.5%)에 달했다.

또 고무 바닥재가 경화·손상돼 고무칩이 노출되거나 어린이가 걸려 넘어질 우려가 있는 곳도 19개소(59.4%)였다.

놀이기구별로는 2개 이상의 기구가 결합된 '조합놀이대'의 파손 및 도색이 벗겨진 경우가 24개소(77.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흔들놀이기구'(12개소), 그네(1개소) 등 순이었다.

조사 대상 놀이터 중 수거가 가능한 7개소의 고무 바닥재에 대해 유해물질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모두 환경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했다.

그러나 한국산업표준(KS) 등을 적용할 경우 6개소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3개소는 납의 검출량이 준용 품질기준을 초과했다.

PAHs와 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분류한 발암물질 또는 발암가능물질로, 놀이터 바닥재에 함유돼 있을 경우 어린이가 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단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관리 주체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파손된 놀이기구 등의 신속한 보수와 안전점검 등 관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며 "아울러 관계부처와 조사 결과를 공유했으며, 관계부처는 어린이놀이터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