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에 버려야 하는데"…부정확한 정보 투성이 '생분해 플라스틱'

별도 퇴비 시설에서 분해 가능하지만 '자연 생분해'·'100% 생분해' 표현 사용
퇴비화 시스템 없어 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소비자 18%만 인지

소비자원 제공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이 주목받고 있지만, 제품 대부분이 인증 내용과 다른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분해 제품이란 일정한 조건에서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나 분해효소 등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일컫는다. 음식물 싱크대 거름망, 비닐봉지, 반려동물 배변봉투, 빨대 등이 있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 80개 모두 환경성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 소비자는 환경을 위해 생분해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사가 높았지만, 해당 제품의 특성과 사용 후 처리 방법 등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분해 제품 80개의 온라인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거나, 시험성적서 또는 인증서를 판매페이지에 제시하지 않고 광고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광고 유형별로는 별도 퇴비화 시설에서 분해 가능한 제품으로 인증을 받았음에도 인증 내용과 다르게 '자연 생분해', '100% 생분해' 표현을 쓰거나 '산화 생분해'를 생분해로 주장하는 표현을 사용한 제품이 54개,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배출 가능' 등 잘못된 처리 방법을 광고한 제품이 7개였다.

시험성적서 및 인증서 등 과학적 근거를 판매 페이지에 제시하지 않은 제품은 41개였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부당한 환경성 광고로 확인된 제품을 제조·판매한 사업자에게 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원이 500명을 대상으로 생분해 제품에 대해 인식을 조사한 결과 431명(86.2%)은 생분해 제품이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431명 중 380명(88.2%)은 생분해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었고, 342명(79.3%)은 일반 제품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생분해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는 일반 생활용품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고 일정 조건을 갖춘 퇴비화 시설에서만 분해되는 제품에 대해 생분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퇴비화를 위해 사용이 끝난 생분해 제품을 별도로 수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종량제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는 500명 중 91명(18.2%)에 불과했고, 토양에 매립 후 자연 분해되거나 재활용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소비자는 409명(81.8%)에 달했다. 또한, 373명(74.6%)은 생분해 제품의 특성이나 사용 후 배출 방법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원은 소관부처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생분해 제품의 모니터링 강화하는 한편 생분해 제품 제조·판매 사업자에 대한 환경성 표시·광고 제도의 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에게는 생분해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표지 인증마크(EL724)와 생분해 관련 시험성적서나 인증서 등을 확인하고 △생분해 제품은 사용 후 종량제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로 배출할 것을 당부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