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박물관, 12월 해양유물로 '동해호 게양 태극기' 선정

1953년 미국 처음 입항 당시 훼손된 기존 태극기 대체 위해 현지 업체서 급히 제작
괘 일부 오류가 있었에도 세계를 누빈 기념물로 간직·보관

1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선정된 '동해호 게양 태극기'(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1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동해호 게양 태극기’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대한민국 첫 도선사이자 해방 이후 해기사로 활약한 고 배순태 선장(1925~2017)의 유족은 고인의 유품 171건 195점을 지난 10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기증했다.

195점의 기증 유물 중 동해호 게양 태극기는 고인이 생전에 특히 아끼던 것으로, 1953년 동해호 선장으로 임명된 후 미국에 처음 입항할 당시 훼손된 기존의 태극기를 대체하기 위해 현지 업체에서 급히 제작한 것이다. 배 선장은 새 태극기를 동해호에 게양하고 자랑스럽게 입항했지만, 태극기의 괘 일부에 오류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이 태극기를 동해호와 함께 세계를 누빈 기념물로 간직하며 보관했다.

동해호는 1942년 미국 오리건 조선소에서 건조된 리버티급 수송선으로, 1953년 대한해운공사가 인수해 대한민국 원양 해운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순태 선장은 동해호를 이끌며, 대한민국 국적선으로는 최초로 세계 일주를 이뤄내 우리 원양 해운의 역사를 새롭게 열었다. 배순태 선장은 1958년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도선사 시험을 통과해 대한민국 1호 공인 도선사가 됐으며 1959년부터 인천항 도선사로 재직하며 국내 도선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장은 "배순태 선장이 고이 간직한 동해호 게양 태극기는 해양 유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전승을 위한 기증자의 숭고한 마음이 담긴 의미 있는 유물"이라며 "개관 이후에도 꾸준한 기증 운동을 통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박물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해양박물관은 오는 12월 11일 개관식을 갖고 12일부터 관람객 입장이 가능하다. 동해호 게양 태극기를 비롯한 배순태 선장의 기증 유물은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유일의 해양박물관으로서 해양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고자 해양 관련 역사, 문화, 산업 등의 유물을 수집하고 기증받고 있다. 기증을 원하는 개인이나 기관 또는 단체는 언제든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유물 수집 담당자에게 전화나 홈페이지로 문의하면 된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