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쟁력 향상 위해선 유연한 근로시간 필요"

반도체산업協, 정부·기업초청 간담회
김문수 고용장관 "반도체특별법 꼭 통과돼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파업 대응 긴급 전국기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국내 반도체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패서는 연구개발(R&D)에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8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정부·기업초청 간담회를 했다. '한국 반도체 다시 날자'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의(암참) 회장,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여당 당론으로 반도체특별법이 발의된 상황인데, 반도체 연구개발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직결돼 (근로시간 제도)유연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경쟁력 요인이야 다양하지만, 초격차기술 확보를 위해선 집중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근로시간 제도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본도 미국식을 들여왔고, 대만도 24시간 3교대로 운영 중"이라며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향상하고, 효율적인 혁신성장을 위해선 미국과 일본처럼 (근로시간)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해 주고 있는데, 이를 소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고 한다. 국회에서는 현재 반도체산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안에는 미국과 같이 반도체 연구개발자들에 한해 현행 '주 52시간 유예'를 허용하는 한국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이 담겨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자단체들의 반발로 특별법 처리가 공전 중인 상황이다.

홍상진 명지대 교수는 "반도체 칩 제조 및 소부장 전 분야를 포함한 반도체 산업 분야 기술 경쟁력은 좋은 기술을 적합한 시기에 개발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 극복과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국가의 적극적 지원과 자유로운 연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도 "반도체 인력문제, 근로시간 문제는 단순히 삼성·SK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의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경우)주 52시간을 적용 중인데 이를 보완하려 선택적, 탄력적, 특별연장근로 등의 제도를 해주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근로자 대표와 합의해야 하고, 시간 운영 등도 틀에 정해져 있어 유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현장의 애로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반도체특별법 얘기가 나오고 국회도 논의 중인데, 그 안에 연장근로 유연성 논의도 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현장 목소리를 잘 듣고, 국회에서 생산적인 결론이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도 "지금도 반도체나 첨단산업에 대한 특별연장근로는 제한 없이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현행법에서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은)복잡하고 노사 간 합의도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돼 업계가 상당한 재량권을 가질 수 있게 (여당)원안대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