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공세·수출기준 강화'에 몰린 韓 중고차…"선제대응 필요"

韓, 중고차 수출 日·EU·美 이어 글로벌 4대 강국 성장
중국 수출시장 진입, 국제기구 수출기준 강화 위협 요인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 News1 DB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중고차 수요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글로벌 중고차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중요한 수출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세계 중고차 시장에 진입한 중국의 공세와 국제기구의 엄격한 수출 기준이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7일 '중고차 수출 시장 주요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고차 시장에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대기업의 중고차 내수 및 수출 시장 진입,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확산을 들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친환경 중고차 수출 시장의 성장, 중국의 중고차 해외 수출시장 진입, 저개발국에 수출되는 중고차들에 대해 UNEP(유엔환경계획)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공동으로 수출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NEP가 분석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글로벌 중고차 수출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 세계 중고차 수출시장 점유율은 10.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EU, 미국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들 4대 중고차 수출 강국으로부터 중고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지역은 아프리카로, 전체 중고차 수출량의 33%를 수입하고 있다.

한국 중고차의 해외 수출은 2015년 21만대(9억70000만 달러, 한화 약 1조3000억 원)에서 2023년 63만대(47억70000만 달러, 한화 약 6조6000억 원)까지 급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중고차 수출대상 국가 수는 모두 178개국으로, 이중 연간 1만대 이상 수출국은 17개 국가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중고차 수출의 86.4%를 차지한다.

세계 중고차 시장에서 한국의 중고차는 이처럼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중고차 수출 시장 진입, 국제기구의 중고차 수출차량에 대한 기준 강화 등이 우리 중고차 수출업계에 위협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9년부터 자국 중고차의 해외수출을 허용했는데, 세계 자동차 생산 및 소비 1위 국가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그 영향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UNEP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가 연합해 '아프리카를 위한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한 중고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개발국으로 수출되는 중고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수입되는 중고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국가들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산업연은 우리 중고차 수출 업계의 약점 및 글로벌 중고차 수출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위협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효과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적 대안으로는 먼저 중고차 수출 복합 전문단지(클러스터) 조성, 중고차 성능점검 및 품질인증시스템 구축 등의 인프라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중고차 수출 통합업무시스템 구축, 해외 시장 수출 동향 및 수입 규제 동향 정보 제공, 중고차 원산지 증명 시스템을 통한 FTA 활용 가능 정보 지원 등의 정보화 지원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수출이행신고제도 개선, 중고차량의 수출 말소업무 등 행정 업무 간소화 및 효율화, 단기 수출 보험제도 활용 대상 확대 등 중고차 수출업계에서 원하는 행정적 지원 검토를 제안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