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지아, '경제동반자협정'…승용차·K-푸드 관세 즉시 철폐

10년 내 교역 품목 90% 관세 철폐
우리나라 26번째 자유무역협정 성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제동반자협정(EPA) 주한대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6.26/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한국과 조지아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이 타결됐다. 정부는 국회의 협정문 비준 동의 절차 등 양국의 정식서명을 위한 국내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 게다니 아르벨랏제(Genadi Arveladze) 조지아 경제지속가능발전부 차관이 27일 서울 모처에서 한-조지아 EPA 협상타결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번 타결 건은 국회에 보고된 EPA 추진 대상 국가 중 첫 번째로 거둔 성과이자, 우리나라가 체결한 26번째(협상타결 기준) 자유무역협정이다. EPA는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이 관세철폐 등 시장개방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상대국과의 공동번영을 목적으로 협력요소를 강조하는 통상협정을 말한다.

주요 타결 내용은 협정 발효 시 양국은 교역상품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는 93.3%, 조지아는 91.6%에 적용되는 관세를 10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승용차 관련,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및 친환경차에 대한 조지아의 관세는 즉시 전면 철폐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승용차가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K-푸드'와 'K-뷰티'에 대한 관세도 즉시 철폐돼 우리 식품과 화장품 교역의 지평이 코카서스 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품·가전제품·기계 등 우리 수출유망품목에 대한 조지아 측 관세 또한 철폐된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3.12.14/뉴스1 ⓒ News1 DB

반대로 조지아의 주요 생산품인 와인뿐만 아니라, 증류주(차차), 천연 탄산수 등에 대해서 우리도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의 선택의 폭과 효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공산품의 경우에도 구리 스크랩, 슬랙(slag) 등 국내에서 원료로 활용이 가능한 금속, 비금속의 수입 관세도 철폐돼 관련 업계의 원료 수급 및 생산안정 또한 기대된다. 다만 쌀·천연꿀 등 우리 농산업에 민감한 품목은 개방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외에도 양국은 자동차·철강·기계 등 주요 공산품을 비롯해 우리 측 경쟁력이 높은 주요 수출품은 역외산 재료나 부품을 활용해 제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역외산 재료 활용이 가능하도록 완화된 원산지 기준이 적용되도록 했다.

또 운송·물류의 요충지인 조지아가 해운, 도로 화물 운송, 창고업, 화물 주선업 등을 폭넓게 개방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운송·물류 네트워크 다각화 및 수출 원활화는 물론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대비한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우리 K-콘텐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자적 전송물에 대한 관세 금지 영구화 및 우리 디지털제품을 자국 디지털제품과 동일하게 대우하는 약속 조항도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 선언 후속조치로 협정문 법률검토 및 국문 번역 등 정식 서명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완료한 뒤 국회 비준 동의 등 양국의 국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급적 이른 시기에 협정이 발효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EPA는 양허 수준 또한 높고 공급망, 교통·물류, 에너지 등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양국의 교역 확대는 물론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지아는 그간 유럽연합(EU),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등 총 46개국과 14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국제무역질서에 빠르게 편입하고 있다"면서 "최근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신흥 물류 요충지로 더욱 부상하는 바 이번 EPA를 통해 발칸·코카서스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